설악산 케이블카의 눈물…환경부에 막혀 또 '좌초'
강원지역 주민의 숙원사업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가 결국 백지화됐다.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16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에서 자연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결과, 환경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아 부동의한다”고 밝혔다. 사업 예정지가 산양 같은 멸종위기 야생동물 13종 등의 서식지인 데다 보호대책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원주지방환경청은 이 같은 내용을 이날 양양군에 통보했다. 지역 주민들은 “20년 넘은 숙원사업에 대해 보완 조치가 아니라 부동의 결정을 내린 것은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2001년부터 본격 추진된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관광산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설악산국립공원 3.5㎞ 구간(오색약수터~끝청)에 케이블카와 전망대 등을 설치하는 게 핵심이다. 환경부는 2012년, 2013년 두 차례 설치계획을 부결시켰고 양양군은 2015년 우여곡절 끝에 승인을 얻었다. 2016년 원주지방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서 보완을 요구하면서 사업이 지금까지 중단된 상태였다.

양양군이 환경부 결정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제기하기로 한 만큼 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오색케이블카는 관광 인프라 구축이라는 상징성 있는 사업”이라며 “규제 혁파 없이는 관광·서비스산업 활성화는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