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발생 80% '조개젓 섭취'
유통 중단 권고…전수조사
올 들어 국내 A형 간염 환자가 급증한 원인은 오염된 조개젓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시중에 유통되는 조개젓에 대한 전수조사가 끝나는 이달 말까지 중국산은 물론 국산 조개젓을 먹지 말라고 권고했다.

A형 간염의 주범 조개젓 먹지 마세요

질병관리본부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A형 간염 안전성을 확인할 때까지 모든 조개젓 섭취를 중단해달라”고 당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오는 27일까지 국내에 등록된 224개 회사, 300여 개 조개젓 제품을 모두 조사할 계획이다.

올해 A형 간염 환자는 이날 기준 1만4392명이다. 전수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많다. 환자가 1만 명을 넘은 것은 표본조사를 했던 2009년(1만5231명) 이후 10년 만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원인 파악을 위해 심층 역학조사를 했다. 지난달까지 A형 간염 환자가 집단 발생한 26건을 조사했더니 이 중 21건(80.7%)에서 환자들이 조개젓을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먹은 조개젓 18건 중 11건(61.1%)에서 A형 간염바이러스 유전자가 나왔다. 대부분 중국산 제품으로 알려졌다.

조개젓 섭취가 A형 간염 발생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지도 확인했다. 조개젓을 먹은 사람은 먹지 않은 사람보다 A형 간염 감염 위험이 8배 높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세계보건기구(WHO)는 생조개 섭취를 A형 간염 위험 요인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조개는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고 했다.

인구 대비 A형 간염 환자는 대전 세종 충북 충남 지역에서 유독 많았다. 충청지역에 먼저 수입산 조개류가 유입됐고 이후 전국으로 퍼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건당국은 파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내년 간염환자, 간경변환자 등 A형 간염 고위험군 7만8000명을 대상으로 A형 간염 예방접종을 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규모 환자가 발생한 뒤에야 정부 대책이 발표돼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A형 간염에 감염되면 열이 나고 식욕이 줄어드는 등 감기 몸살과 비슷한 증상을 호소한다. 구토, 복부 불편감 등 소화기 증상도 흔하다. 만성 간질환자, 혈액응고질환자 등은 예방을 위해 A형 간염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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