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5위급 강풍으로 전국을 강타한 제13호 태풍 ‘링링’으로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강풍에 지붕이 날아가고, 주차장 인근 담벼락이 무너지면서 인명 피해를 남겼다. 16만여 가구가 정전되고 농작물 피해 면적은 1만4400여㏊(144여㎢)에 달했다.
제13호 태풍 ‘링링’이 몰고 온 강풍이 전국을 강타했다. 시설물 피해 건수는 3600곳을 넘어섰고, 서울·경기·인천 등에서 간판이 떨어졌다는 신고는 419건 접수됐다. 8일 서울 화곡동의 한 상가 간판이 전날 강풍으로 떨어져 내려앉아 있다.  /연합뉴스
제13호 태풍 ‘링링’이 몰고 온 강풍이 전국을 강타했다. 시설물 피해 건수는 3600곳을 넘어섰고, 서울·경기·인천 등에서 간판이 떨어졌다는 신고는 419건 접수됐다. 8일 서울 화곡동의 한 상가 간판이 전날 강풍으로 떨어져 내려앉아 있다. /연합뉴스
8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명이 숨지고 24명(소방 5명, 경찰 6명 포함)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일 경기 파주시에서 61세 남성이 강풍에 날아가던 지붕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인천에서는 중구 인하대병원 후문 주차장 인근에서 무너진 담벼락에 깔려 시내버스 운전기사인 39세 남성이 숨졌다. 앞서 이날 오전 충남 보령에서 창고 지붕을 점검하던 75세 여성이 강풍에 날아가다 추락해 사망했다.

태풍 링링은 초속 52.5m의 최대 순간 풍속을 기록했다. 1959년부터 한국을 거쳐간 역대 태풍의 강풍 가운데 5위에 해당한다. 1위는 2003년 ‘매미’ 초속 60.0m, 2위는 2000년 ‘쁘라삐룬’ 초속 58.3m, 3위는 2002년 ‘루사’ 초속 56.7m, 4위는 2016년 ‘차바’ 초속 56.5m 순이다.

초강력 태풍 '링링'에 27명 사상·시설물 3600여곳 파괴…사람도 지붕도 날려버린 역대급 태풍 '링링'
이 같은 강풍으로 부상자도 속출했다. 7일 낮 12시께 충남 당진의 한 건물에서 59세 남성이 바람에 날려 1.5m 아래로 떨어졌고, 오후엔 대구 북구에서 20대 여성이 바람에 날아온 나무판자에 얼굴을 맞아 각각 병원으로 옮겨졌다.

민간시설 928곳과 공공시설 2725곳 등 전국 3653여 곳에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간판이 떨어져 나갔다는 신고는 경기, 인천 등에서 419건이 들어왔다. 담장이 파손되거나 건물 외벽이 떨어져 나간 곳만 300건에 이른다. 전국 16만1646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지만 하루 만에 복구됐다. 지역별로는 인천 4만2557가구, 경기 3만3428가구, 대전·세종·충남 3만1002가구 등이다.

농경지 피해 면적은 1만4468㏊에 달했다. 7516㏊에서 벼가 쓰러졌고 3396㏊는 침수됐으며 3556㏊에서 낙과 피해를 봤다. 비닐하우스 피해 면적은 164㏊로 집계됐다. 제주에서는 넙치 2만2000여 마리가 질식사하고 돼지 500마리가량이 폐사했다. 또한 제주와 전남 등지에선 35척의 배가 전복됐고, 서울·경기 등에서 차량 84대가 파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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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시설물 중에서는 제주·서울 등 학교 108곳에서 외벽이 떨어져 나갔다. 합천 해인사에 있는 천연기념물 나무가 강풍에 쓰러지고, 사적 제118호 진주성 일부가 파손되는 등 문화재 21곳도 피해를 입었다.

도로 8곳이 유실·파손됐으며 강풍으로 가로수가 쓰러졌다는 신고는 2444건이었다. 향후 10일간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재난피해합동조사단은 조사를 거쳐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확인한 뒤 이를 토대로 복구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링링은 8일 오전 9시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서쪽 약 160㎞ 육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해 소멸했다. 링링은 한반도를 빠져나갔지만 북상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9일까지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이날 오전부터 9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호남과 경남, 제주도가 50∼100㎜(많은 곳 호남, 제주 150㎜ 이상), 충청과 경북이 20∼60㎜(많은 곳 80㎜ 이상)다. 기상청은 “장기간 매우 많이 내린 비로 인해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