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에 조직적 반발" vs "수사 독립성 훼손"…갈등 확대일로
청문회날 법무장관 부인 돌연 기소…정점 치닫는 靑-檢 충돌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 6일 검찰이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를 전격적으로 재판에 넘기면서 청와대와 검찰 사이의 충돌 양상이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조 후보자의 검증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놓고 여권 내에서 여러 경로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고, 이에 검찰이 부당한 수사 개입이라고 반발하면서 이미 검찰과 청와대 사이의 파열음은 터져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당일 검찰이 그의 배우자를 소환 조사 없이 기소하면서 조 후보자를 지명한 청와대와 조 후보자 주변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사이의 갈등은 더욱 가파르게 고조될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각별한 신뢰를 보내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임명한 지 불과 40여일밖에 안 된 시점에서 빚어진 일이어서 더욱 충격이 크다.

조 후보자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와 웅동학원 운영, 조 후보자 딸의 대학·대학원 입학과 장학금 지급을 둘러싼 특혜 의혹 등은 국회 인사 검증을 앞두고 각종 고발을 거쳐 형사사건이 됐다.

이 사건을 맡은 검찰이 예상을 깨고 지난달 27일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에 착수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통상적 비리 사건 수사가 아니라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여권 핵심 인사이면서 검찰을 인사·행정적으로 관할하는 법무부 장관의 후보자를 겨냥한 수사가 본격화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여권 내에선 검찰 개혁의 적임자인 조 후보자의 가족 등을 겨냥한 수사를 두고 저의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검찰이 수사권을 이용해 개혁에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여권과 검찰의 갈등이 표면화한 건 지난 5일 오후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에 대검찰청이 맞대응을 하면서다.

박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어떻게 실현되겠느냐"며 지난달 27일 조 후보자 관련 수사를 위한 압수수색을 사전에 보고받지 못한 데 불만을 표시했다.

곧이어 조 후보자 딸(28)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 수사가 큰 성과 없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될 만한 언론 보도가 '청와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나왔다.

"조 후보자 딸에게 표창장을 주라고 추천한 교수를 찾은 것으로 파악됐으며 관련 의혹이 인사청문회에서 말끔하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여기에 이낙연 국무총리까지 "정치를 하겠다는 식으로 덤비는 것은 검찰의 영역을 넘어선 것"이라며 가세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이 발생한 지난 5일 대검찰청은 오후 6시께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공식 대응에 나섰다.

검찰은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장관 후보자 부인의 표창장 위조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위조가 아니라는 취지의 언론 인터뷰를 한 바 있는데, 청와대의 수사 개입으로 비칠 우려가 있는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 같은 검찰 기류를 좌시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검찰 수사에 대해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오는 게 두려운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조 후보자의 의혹을 수사한다는 구실로 20∼30군데를 압수 수색을 하는 것은 내란음모 사건을 수사하거나 전국 조직폭력배를 일제 소탕하듯이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처럼 갈등이 표면화한 가운데 내려진 조 후보자 부인에 대한 기소 결정은 청와대와 검찰 사이의 파열음을 더욱 커지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장관 임명 여부를 결정 짓는 중요한 시기에 후보자 부인을 조사도 하지 않고 재판에 넘겼다는 점을 두고 청와대와 여권 내에선 검찰 비판을 넘어 그대로 두고 볼 순 없다는 목소리가 비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한 범죄 혐의를 그냥 두면 수사의 공정성 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으며, 검찰 고유의 권한인 기소를 비판하는 것은 수사 독립성을 침해한다고 맞설 것으로 보여 갈등은 확대일로의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