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검찰 압수수색 전 자신의 동양대 연구실에서 반출한 PC가 당시 정 교수와 동행한 한국투자증권 직원의 차량 트렁크에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내가 집에서 일하려고 가져온 것”이라는 조 후보자의 해명과 배치돼 딸의 동양대 총장상 조작 의혹 등을 받는 정 교수가 증거를 없애려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조 후보자는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집에 PC가 두 대 있는데도 정 교수가 검찰 압수수색을 앞두고 동양대 연구실에 있는 PC를 가져간 이유가 무엇이냐”는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질문에 “아내가 (인사 검증 문제로) 출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집에서 일하려고 가져온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그런데 그것을 집으로 가져간 게 아니고 한국투자증권 직원 트렁크에서 발견됐다”며 “무슨 업무를 한다고 거짓말을 했느냐”고 추궁했다. 조 후보자는 “(그때 아내가) 몸이 너무 안 좋은 상태여서 한국투자증권 직원이 운전했고 제 처는 부산으로 갔다”며 “(아내가) 서울로 돌아오고 난 뒤 (한국투자증권 직원과) 만났고 검찰에서 연락이 와 그대로 임의제출했다”고 해명했다.

이은재 한국당 의원도 이날 “연구실 PC를 집으로 가져가지 않고 증권사 직원 차에 뒀다는 것은 증거인멸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빼갈 건 다 빼간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이에 “검찰이 디지털 포렌식을 해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 교수는 지난 3일 이뤄진 검찰의 동양대 압수수색을 하루 앞두고 자신의 연구실에서 PC를 밖으로 가져나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정 교수는 당시 자신과 자녀들의 재산 관리를 도운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모씨와 함께 이 같은 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가 전날 입장문을 내 “PC 자료를 삭제하거나 훼손하는 행위는 없었다”고 해명했고, 이날 조 후보자도 ‘증거인멸 시도 의혹’을 부인했다.

이인혁/정의진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