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늘면서 가정용 간편식 생산은 크게 증가했지만 저출산 영향을 받아 분유 등 유가공품 생산은 가파르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늘면서 즉석식품↑…저출산에 유가공품↓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국내 식품산업 생산실적이 78조9000억원으로 전년(75조580억원)보다 5.1% 증가했다고 25일 발표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식품산업이 차지한 비중은 4.4%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생산 규모가 가장 큰 식품군은 돼지고기 포장육(6조1884억원)이었다. 소고기 포장육(4조9963억원), 양념육(3조3285억원), 즉석편의식품(3조40억원), 소스(2조5851억원), 우유(2조423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즉석식품 생산 규모가 크게 늘었다. 2015년 1조8863억원이던 즉석식품 생산실적은 2016년 2조1552억원, 2017년 2조6431억원으로 늘다가 지난해 조사 이래 처음 3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14.3%다. 식약처 관계자는 “1인 가구가 늘고 가정간편식 소비가 증가하는 등 국민 식생활이 바뀌면서 즉석편의식품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편리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선호하는 소비 형태에 따라 양념육 생산실적도 전년(3조163억원)보다 10.3% 늘었다. 반면 햄 생산은 1조242억원으로 전년(1조1375억원)보다 10% 줄어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우유 등 유가공품 생산 감소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우유 생산실적은 2017년 2조5893억원보다 6.4% 줄었다. 발효유와 가공유도 20% 넘게 감소했다. 영·유아식 분유 생산은 지난해 3692억원으로 전년(3965억원)보다 6.9% 줄었다. 저출산 현상이 우유, 유가공품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식약처는 분석했다.

술 시장에서는 소주와 수입 맥주 비중이 커졌다. 지난해 국내 술 생산 규모는 3조4001억원으로 전년(3조3314억원)보다 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주는 1조3316억원에서 1조5139억원으로 13.7% 늘었지만 맥주는 9512억원에서 8203억원으로 13.8% 줄었다. 반면 수입 맥주는 2966억원에서 4300억원으로 45% 증가했다. 국산 맥주 점유율은 크게 낮아졌다.

건강기능식품 생산 규모는 지난해 1조7288억원으로 전년(1조4819억원)보다 16.7% 늘었다. 홍삼 제품 점유율이 39.1%(6765억원)로 부동의 1위였다.

식품 시장 형태가 바뀌면서 기업들의 실적에도 영향을 줬다. 2017년 생산실적 2위(1조6916억원)였던 CJ제일제당은 만두, 즉석식품 생산실적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식품분야 생산실적 1위(1조8534억원)로 올라섰다. 롯데칠성음료는 2017년 3위(1조5175억원)에서 지난해 2위(1조8491억원)로 한 계단 상승했다. 탄산음료와 소주 생산실적이 증가하면서다. 반면 2017년 생산액 1조7860억원으로 1위였던 농심은 2018년 3위(1조8069억원)로 두 계단 내려앉았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