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마이스터고에 고교학점제가 도입된다.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도 대학생처럼 자신이 듣고 싶은 과목을 수강신청해 골라 듣고 일정한 요건을 채우면 학점을 인정받는 제도다. 교육부는 내년 마이스터고를 시작으로 특성화고(2022년), 일반계고(2025년)로 고교학점제 도입 대상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교육당국은 학생들이 다양한 과목을 선택 이수함으로써 ‘융합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학교 현장에서의 준비가 부족하다는 우려도 있다.

교육부는 21일 내년부터 전국 51개 마이스터고 고1 학생을 대상으로 고교학점제를 우선 도입한다고 밝혔다. 내년에 마이스터고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정해진 시간표가 아니라 자신이 직접 듣고 싶은 과목을 수강신청해 수업을 듣는다. 학생들은 또 정해진 전공 외의 다른 학과 수업을 24학점 이상 이수하면 부전공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다른 학교 과목을 이수해 부전공을 인정받는 것도 가능하다.

교육부는 마이스터고 학생들이 정해진 전공을 뛰어넘어 다양한 교과목을 이수하면서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예를 들어 전공이 기계과인 마이스터고 학생이 소프트웨어 전공 과목도 같이 수강하면 소프트웨어를 많이 사용하는 기계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조작원을 양성할 수 있다는 게 교육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수요에 따라 수업을 개설하려면 기존보다 교사가 더 많이 필요하지만 직업계고의 전문적인 과목은 교사를 추가로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또 마이스터고는 전국에 51개에 불과한 만큼 학교 사이의 거리가 멀어 여러 학교의 공동 교육과정 운영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산학겸임교사 확보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교원을 확충하고, 특성화고와 연계해 학생 수요에 맞는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