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안전 규제기관인 미 연방항공청(FAA)이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자바해에서 일어난 라이온에어의 보잉 737 맥스 여객기 참사 직후 내부적으로 위험 분석을 하고도 운항정지 등 충분한 조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FAA 분석 보고서와 관리의 말을 인용해 FAA가 비행기 기수를 급강하하게 하는 조종통제시스템 고장에 대해 조종사들에게 알려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美연방항공청, 보잉 737 맥스 첫 참사 후 위험성 알고 있었다"
조종사가 위험성을 인지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고 있으면 비상상황에 대처할 수 있으며, 보잉과 FAA 측은 약 10개월간 서둘러 이른바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으로 불리는 자동 실속(失速) 방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FAA가 조종사들에게 내린 명령은 조종석에서 MCAS에 대처하면서 필요에 따라 이 시스템을 비활성 상태로 만들어 비상상황에 대처하는 요령이었다고 WSJ은 지적했다.

보잉과 FAA 측이 시간을 벌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준비하는 동안 지난 3월 10일 또 다른 보잉 737 맥스 기종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사망했다.

라이온에어와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추락 참사로 숨진 사람은 346명이다.

WSJ은 "FAA의 분석은 조종사들에게 충분히 경고를 하되 해당 기종의 운항 금지까지는 검토하지 말고 대신 보잉 측에 10개월 동안 MCAS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끝내도록 제안한 것뿐"이라고 풀이했다.

보잉 대변인은 이에 대해 "보잉과 FAA는 엄격한 안전 절차에 근거해 결정했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추진한 과정도 적정했다"라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