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 공무원 경쟁률, 4년새 반토막난 까닭
올해 국가공무원 9급 일반행정직의 이서연 씨(한양대 국어교육과 졸업)는 7급 공무원 준비를 하다 대학을 졸업한 뒤 9급으로 낮춰 수석 합격했다. 전문가들은 상당수 7급 시험 준비생(공시생)이 이씨처럼 9급 지원으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17년부터 7급 국가직 영어시험은 토익, 토플, 텝스 등 공인어학능력시험으로 대체됐지만 9급은 기존 영어 필기시험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31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19년도 국가공무원 7급 공채 경쟁률’은 평균 46.4 대 1인 것으로 집계됐다. 760명 선발에 3만5238명이 지원했다. 접수인원이 지난해보다 1424명 줄었다.

7급 공무원 경쟁률, 4년새 반토막난 까닭
2015년 81.9 대 1이었던 7급 공무원 경쟁률은 2016년 76.7 대 1, 2017년 66.2 대 1에 이어 지난해는 47.6 대 1로 낮아졌다. 이처럼 7급 공무원 응시자가 줄고 있는 것은 공인영어시험 대체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2013년 7만 명을 넘어섰던 7급 지원자는 공인영어시험이 도입된 2017년 4만여 명으로 줄었고, 지난해는 4만 명 선마저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7급 공무원시험 응시생이 앞으로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무원시험 전문기관 에듀윌 관계자는 “2021년부터 국어 과목이 공직적격성평가(PSAT)로 대체되고, 한국사 과목 역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으로 바뀌면 지원 규모는 지금보다 더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공무원 시험에 고교과목이 폐지되면 고졸자의 응시규모도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7급 여성 응시자는 1만7351명으로 전체의 49.2%를 차지했다. 역대 가장 많은 지원자 수다. 1996년 19%에 불과했던 여성 지원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2002년에 30%를 넘었고, 2012년에는 40%를 돌파했다. 여성 지원자가 늘면서 7급 공채에서 여성 합격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7년 30%를 돌파한 여성 합격자는 지난해엔 40%(39.3%)에 육박했다.

올해 7급 지원에서 경쟁률이 가장 높은 분야는 행정직군 인사조직 직렬로 5명 모집에 2178명이 지원해 435.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기술직군에서는 방재안전 직류가 2명 모집에 152명이 지원해 7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원자의 평균연령은 29.7세였다. 20~30대 지원자는 지난해에 비해 감소했지만, 40~50대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필기시험은 8월 17일 전국 17개 시·도에서 시행되며, 필기시험 합격자는 오는 9월 17일 발표될 예정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