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기 시작한 영국 BBC(왼쪽)와 '독도'로 단독 표기했다가 '다케시마'를 병기한 미국 CNN. / 출처=서경덕 교수팀 제공
최근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기 시작한 영국 BBC(왼쪽)와 '독도'로 단독 표기했다가 '다케시마'를 병기한 미국 CNN. / 출처=서경덕 교수팀 제공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해외 유력 언론들이 동해와 독도를 놓고 엇갈린 표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팀에 따르면, 영국의 대표적 뉴스채널 BBC가 보도에서 ‘East Sea(동해)’로 표기하기 시작했다. 전날(25일) 북한의 신형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다룬 보도에서 지도 내 동해의 명칭을 ‘Sea of Japan/East Sea(일본해/동해)’로 함께 표기했다.

서 교수는 “영국 주요 언론은 지금까지 대부분 ‘일본해’ 표기를 고수해왔다. ‘동해’를 병기한 것은 고무적이다”라며 “지금까지 BBC 보도 기사 본문에서는 동해와 일본해를 종종 병기하기도 했지만 기사 내 지도에서 동해를 병기한 건 최근 들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 뉴스채널 CNN은 당초 독도로 단독 표기했다가 ‘다케시마’ 병기로 바꿨다고 지적했다. CNN은 지난 23일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침범한 사건을 보도하며 방송 화면 하단 자막에 ‘Dokdo island(독도)’라 표기했다. 하지만 이튿날(24일) CNN 홈페이지에 올라온 종합기사 지도상 표기는 독도·다케시마 병기로 바뀌었다.

서 교수는 “해외 유력 매체에 독도와 다케시마가 병기되는 사례가 늘어나 굉장히 우려스럽다. 일본 정부의 지속적 항의와 로비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독도가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한국 영토임을 알리는 자료를 CNN 보도국장 앞으로 보내겠다고 했다.

지난 15년간 전세계 주요 언론에 대한 동해·독도 홍보 및 주요 항공기 개인 스크린 지도 서비스의 동해 표기 캠페인을 벌여온 서 교수는 “이번 BBC의 병기 사례를 들어 해외 주요 언론 대상으로 ‘동해’ 명칭 홍보 캠페인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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