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협상 지연 속 北발사 직후 '단거리' 신속 규정하며 파장 확대 차단
美, 판문점회동 성과 유지 필요…北의도 주시하며 한동안 힘겨루기 전망
北탄도미사일에 고민 깊어지는 美…북미협상 재개 향방 촉각(종합)

미국 정부는 북한이 25일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초반부터 '단거리'로 신속 규정하며 재개가 늦어지고 있는 북미협상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이 유엔 제재 위반인 탄도미사일이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발사 중단을 약속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니라는 점에서 미국도 대응 수위를 놓고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잠수함 공개 이틀 만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의도 파악에 주력하면서 북미 정상이 판문점 회동을 통해 합의한 실무협상 재개까지 여파가 있지 않도록 상황 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커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의 발사체 발사를 발표한 직후 연합뉴스가 미국 정부의 평가를 서면으로 묻자 1시간도 안 돼 "우리는 북한에서 발사된 단거리 발사체에 대한 보도들을 인지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언론 보도를 설명하는 형식이기는 하지만 북한이 발사한 대상을 '단거리 발사체'라고 언급한 것이다.


북한의 발사 직후 미국 언론에 코멘트를 한 미 당국자들도 이를 단거리 발사체로 평가했다.

CNN방송은 "미 국방 당국자가 전한 초기 평가에 따르면 북한은 최소 한 발의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에 익명으로 코멘트를 한 미 당국자도 "단거리였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정부가 이렇게 신속하게 '단거리'를 내세운 것은 대미 압박성 성격이 농후한 북한의 발사가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적 사안은 아님을 부각, 사안의 파장을 줄이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는 분석이다.

북미 정상의 판문점 담판의 결실인 실무협상 재개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이러한 압박 행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외교에 대한 비판 여론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북한이 이날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이 탄도미사일로 파악되면서 미국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미국이 최대압박 기조에 따라 국제공조를 강조해온 대북제재 위반이지만 ICBM 발사를 중단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약속에는 어긋나지 않는다.

북한 역시 이런 점을 노리고 미국에 실무협상 재개 시점과 장소에 대한 답을 주는 대신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대미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며 주도권 싸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실무협상 재개와 관련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하기는 했지만 자신이 직접 나선 판문점 회동의 성과 유지를 위해 실무협상 재개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북녘땅을 처음 밟은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 '피스 메이커'를 자임하며 2020년 미국 대선 승리를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판문점 회동 이후의 상황 관리가 긴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북미가 이미 예상 시점을 지나친 실무협상 재개를 놓고 한동안 더 힘겨루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北탄도미사일에 고민 깊어지는 美…북미협상 재개 향방 촉각(종합)

지난 5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탄도미사일 발사였다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주장을 공개 반박하면서까지 파장 확산을 막은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반복되는 북한의 압박 행보에도 계속해서 인내심을 발휘할지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5월 초에 이어 이번에 또다시 미사일 발사에 나서면서 국제사회는 물론이고 미국 내에서도 야당인 민주당을 중심으로 비판적 여론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특히 한미의 8월 연합훈련 실시를 북미협상 재개에 연계시켜둔 북한이 잠수함 공개와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그치지 않고 연합훈련 반대를 명분으로 내건 일련의 행보로 압박 수위를 높여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고민은 한층 깊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동부시간으로 25일 오전(한국시간 26일) 미 국방부를 찾을 예정이라 취재진에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언급을 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펜타곤 방문은 마크 에스퍼 신임 국방장관 환영행사 참석차 이뤄지는 것으로, 장소가 펜타곤인 만큼 이곳에서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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