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8개 자율형사립고에 대한 교육청의 청문을 하루 앞둔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서울 자사고 학부모 연합회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자사고 지정 취소 등의 내용이 담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지역 8개 자율형사립고에 대한 교육청의 청문을 하루 앞둔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서울 자사고 학부모 연합회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자사고 지정 취소 등의 내용이 담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운영평가에서 기준점 이하로 평가된 학교들에 대해 지정취소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서울 소재 자사고 재학생과 학부모들이 존치를 요구하는 문화행사를 열고 사실상 시위에 나섰다.

21일 서울 지역 21개 자사고 학부모들이 모인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1회 서울 자사고 가족문화 대축제'를 열었다. 이날 김철경 자사고교장연합회장(대광고 교장)은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면서 "자사고는 영원하리라 믿는다"고 학부모들을 위로했다.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에 따라 자사고 지정취소 결정된 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고·한대부고 등 8개 자사고 소속 학생 대표들은 차례로 무대에 올라 존치를 요구했다. 서울 세화고 박준혁 학생회장은 "교육은 실험 대상이 아닌데 교육감에 따라 교육제도가 바뀐다면 교육의 안정성이 무너질 것"이라며 "이번 자사고 지정취소는 자사고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교육감이 내린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한대부고 소은서 학생회장은 "자사고 폐지로 더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없다는 사실에 참담하다"면서 "자사고 폐지만으로는 교육적 평등을 끌어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배재고 고진영 교장은 "교육감이 자사고가 시대적 소명이 끝났고 말했지만 과연 시대적 소명이 끝난 게 자사고인지 교육청인지 묻고 싶다"면서 "자사고는 교육청과 교육부의 정치적 판단으로 지정이 취소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행사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서울 자사고 소속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운집했다. 주최측 추산 5000여 명이 참석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 등 32개 단체가 속한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재지정평가에서 지정취소 결정된 서울 자사고 8곳을 대상으로 22일부터 열리는 서울시교육청 청문에 영향을 주기 위해 열렸다"고 이날 행사를 비판했다 비판했다. 협의회는 논평에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시대적 흐름"이라며 "서울시교육청이 재지정취소 결과를 번복할 경우 또 다른 파국이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