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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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인 상황 때문에 성매매에 나선 한 학생의 글이 충격을 안기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A 씨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렇게 살아도 되겠냐"면서 "아버지가 막노동을 하시다가 다쳐서 병원에 입원해 생계가 어려워 성매매를 하게 됐다"는 글을 게재했다.

A 씨는 어머니가 그를 출산하다가 과다 출혈로 사망했고, 아버지와 재혼한 새 어머니도 남동생만 남겨 놓고 집을 나갔다. 아버지가 막노동으로 집에 들어오지 않는 시간이 길었고, 남동생을 직접 돌보며 생활을 해왔다.

하지만 3달 전 A 씨 아버지가 포크레인 충돌로 입원하게 되면서 생계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A 씨는 "아버지 회사에서 어느 정도 돈을 줬지만 턱없이 부족한 치료비였다"며 "돈이 없어서 2주 동안 라면만 먹었는데, 남동생은 아토피라 그 마저도 힘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학교가는 대신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아버지가 깨어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되던 차에 2살 많은 선배에게 연락이 왔다"며 "10만 원 줄테니 성관계를 하자는 내용이었다"고 털어 놓았다.

A 씨는 "그 돈이면 제 동생 맛있는 것도 사주고, 가방도 사주고, 하루 정도 주말 아르바이트 안하고 동생과 놀 수도 있겠다 싶었다"며 "그래서 잘 알지도 못하는 선배와 첫 경험을 했는데, 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말했는지 자꾸 '난 더 줄 수 있다'는 연락이 온다"고 토로했다.

이어 "돈 벌기가 참 쉽더라"라며 "이렇게 살아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도 "또래 애들처럼 화장도 하고, 친구들과 공부도 하고, 카페에 가서 몇 시간씩 떠들고 싶은데 너무 힘들고 비참하다"고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A 씨는 자신의 글이 예상보다 큰 관심을 모으자 현재 삭제했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해당 글에는 "거짓으로 쓴 것이 아니겠냐"는 의심도 적지 않았지만, "힘든 환경에서 힘내라"는 응원의 글도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일단 동사무소에 가서 복지 담당자에게 상담 받고, 수급자 신청을 하면 3인 가족일 경우 140만원 정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하면서 "잘 찾아보면 지원받을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들이 있다. 꼭 신청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네 몸의 가치는 10만 원 보다 귀하다", "가족을 생각하고 챙기는 예쁜 아이니 죄책감 갖지 말고 다른 방법들을 꼭 찾아봤으면 좋겠다"와 같이 안타까움과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A 씨를 성매매로 이끈 선배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남의 불행을 이용해 유혹하는게 올바른 사람이냐", "도와주지 못할 망정 제일 악랄하다", "최악의 저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성매매 여성 중엔 어려운 가정 환경으로 어릴 때부터 '원조교제'의 유혹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엔 채팅앱 등을 통해 손쉽게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꼽히고 있다.

이에 최근엔 아동·청소년들의 자발적 의사가 있었다 하더라도 성매수자는 처벌을 받는다는 내용으로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일명 아청법이 개정됐다.

개정된 법률엔 만 13세 이상 만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어려운 상태를 이용해 간음이나 추행을 하면 3년 이상 징역에 처한다는 조문이 신설됐다. 이전까지의 아청법은 만 13세 이상 만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강간·강제추행하거나 장애 아동·청소년을 간음하는 등에 대해서만 처벌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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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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