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직장내 괴롭힘 진정 낸 계약직 아나운서
손정은 "너희가 사인한 비정규직 계약서 돌아보라"
손정은 아나운서 일침 /사진=인스타그램

손정은 아나운서 일침 /사진=인스타그램

손정은 아나운서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진정서를 제출한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의 행동을 비판했다.

17일 손정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얘들아 어제 너희가 직장내 금지법으로 MBC를 신고했다는 기사를 보고 밤새 고민하다 이 글을 쓴다"고 말문을 열었다.

손 아나운서는 2016년 3월 사회공헌실로 발련나던 때를 회상했다. 그는 "한마디 통보도 듣지 못한 채 오후에 짐을 싸서 그 다음주부터 사회공헌실로 출근해야만했다.그렇게 11명의 아나운서를 다른 부서로 보냈고 그 인력을 대체할 11명을 계약직으로 뽑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야만 자신들의 말을 잘 들을거라 생각했겠지. 실제로 너희들은 최선을 다해 방송했고 그렇게 우리들의 자리는 너희의 얼굴로 채워져 갔다"거 말했다.

그러면서 "억울할 수도 있을 거다. 그저 방송을 하러 들어왔을 뿐인데, 들어오는 방송조차 하지 말아야 하는 거냐 할수 있겠지. 너희들은 실제로 나에게와서 미안한 마음을 표시하기도 했다. 나는 그런 너희가 안쓰럽고 또 기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어떻게든 MBC에 다시 들어와야겠다며 몸무림치는 너희의 모습이, 더이상 안쓰럽게만 느껴지지는 않는구나"고 지적했다.

손정은은 "안타깝게도 실제 파업이 이뤄졌을 당시 너희들은 ‘대체인력’ 역할을 수행했다. 그 자체를 비난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당시 너희와 같은 처지였던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본인의 신념을 이유로 제작 거부에 참여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또 "회사는 계약이 종료됐다 말하고, 너희는 갱신 기대권을 주장한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1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가처분 상태이니 만큼 회사에 출근하고, 급여를 지급해주며, 법의 판단을 기다려보자는 회사를 너희는 직장 괴롭힘 1호로 지목하고 언론플레이에 나섰더구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시대의 아픔이 있고, 각자의 입장이 있고, 행동에 대한 책임이 있을 터인데, 너희가 사인한 비정규직 계약서와 진정으로 약자의 터전에 선 자들에 대한 돌아봄은 사라지고, 너희의 ‘우리를 정규직화 시키라’는 목소리만 크고 높다"고 말했다.
'미저리' 손정은 /사진=그룹에이트

'미저리' 손정은 /사진=그룹에이트

마지막으로 "다가올 1심판결을 기다려보자. 만약 법의 판단이 너희가 맞다고 선언한다면, 그때는 아나운서국 선후배로 더 많이 대화하고 함께 나아갈 길을 모색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너희의 고통을 직장괴롭힘의 대명사로 만들기에는 실제 이 법이 보호해야할 대상이 우리 사회에 차고도 넘쳐, 마음이 아플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6일 2016~2017년 MBC 입사 후 계약 만료로 퇴사했다가 법원 판단으로 근로자 지위를 임시로 인정받은 아나운서들이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에 근거해 MBC를 상대로 노동부에 진정을 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지난 5월 아나운서들에 대한 근로자 지위 보전 결정을 인용, 7명이 같은 달 27일부터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으로 출근 중이다.

그러나 이들은 기존 아나운서 업무 공간에서 격리됐으며, 업무를 전혀 하지 못하고 사내 전산망에서도 차단당했다고 주장한다.

MBC는 이날 진정 관련 공식입장을 내고 "MBC는 이미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에 맞춰 관련 사규를 개정, 신고 시 처리 절차 등을 상세하게 규정했지만 해당 아나운서들은 내부 절차를 도외시한 채 기자회견과 진정이라는 방식을 택했다"라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MBC는 "회사는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고려해 이들의 각종 부적절한 대외 발표와 사실과 다른 언행에 대해 직접적인 대응을 삼간 채,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퇴사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 지에 대한 법적 판단을 기다려왔다"라고 덧붙였다.

MBC는 그러면서 단체협약의 취지 등을 고려해 1심 판결 결과를 따르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손정은 아나운서는 2012년 MBC '공정방송' 파업에 참가했다가 뉴스에서 배제되는 고초를 겪은 바 있다. 그는 최근 연극 '미저리'를 통해 연기에 도전하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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