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소비자 피해 주의보

숙박·여행 등 작년 3300건
천재지변에도 위약금 물려
"영수증·사진 등 보관해야"
작년 8월 유모씨는 휴가를 맞아 한 펜션에 17만원을 내고 숙박했다. 그러나 짐을 푼 날부터 개미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다음날 새벽에는 100여 마리로 불어났다. 불어난 개미떼가 침대는 물론 그의 얼굴에도 기어올라와 잠을 설쳤다. 한숨도 못 잔 유씨는 업주에게 환불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개미 우글거리는 펜션, 환불 안해준다고?

유씨처럼 여름을 맞아 휴가를 떠났다가 피해를 보는 사람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숙박·여행·항공 상품을 샀다가 피해를 당해 한국소비자원에 구제를 신청한 사례만 3300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숙박·여행·항공 분야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공동 발령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이들 분야에서 접수된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2016년 2796건에서 2017년 3145건, 2018년 3307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최근 3년간 접수된 피해 가운데 21%는 여름 휴가철인 7~8월에 몰렸다. 숙박은 전체 피해구제 신청 건의 26%, 여행은 19.8%, 항공은 19%가 여름철에 집중됐다.

피해 사례는 예약 변경을 받아주지 않거나, 과도한 위약금을 물리는 등 계약 관련 내용이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규정상 환급해줘야 하는 태풍 해일 등의 천재지변에도 소비자에게 취소 위약금을 물리거나, 출발 3개월 전 취소했음에도 항공권 가격의 절반을 위약금으로 물리는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위생이나 시설 관리가 불량한 숙박시설의 환급 거부, 항공기 운항 지연과 수화물 분실 등도 피해 사례로 꼽혔다. 소비자원은 사업자 중 상당수가 거래 조건을 정확하게 제공하지 않아 피해를 보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원은 ‘얼리버드’ ‘땡처리’ 등 저렴한 숙박·항공권 상품은 취소 시 환급이 안 되는 경우가 잦아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피해를 볼 경우에 대비해 계약서와 영수증, 사진, 동영상 등 증빙 자료를 반드시 보관해야 한다. ‘1372 소비자상담센터’ ‘행복드림 열린소비자포털’에 피해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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