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해 삼성바이오 수사가 시작된 이후 증거인멸 혐의로 삼성 임직원 8명이 구속됐지만, 사건의 ‘본류’인 분식회계 관련 혐의로 검찰이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김 사장에 대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과 주식회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6일 밝혔다. 삼성바이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모 전무와 심모 상무 등도 신병 확보 대상에 포함됐다. 김 사장은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지 52일 만에 또다시 구속 기로에 놓이게 됐다. 지난 5월 검찰은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김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검찰은 이후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를 이끌고 있는 정현호 사장을 조사하는 등 분식회계 의혹에 수사력을 집중했고, 지난 5일부터 김 사장을 다시 불러 분식회계 혐의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김 사장 등이 2015년 삼성바이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기준을 부당하게 변경해 장부상 회사 가치를 4조5000억원가량 늘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김 사장 등을 구속 수사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소환 여부도 결정할 방침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