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2만3194명 반납
작년 같은 기간보다 672%↑
"면허 반납에만 치중말고
운전 여건 개선해야" 지적도
65세 이상 고령자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운전면허를 자진반납하는 고령자가 1년 새 약 8배로 급증했다. 교통카드 지급 등 운전면허 반납을 장려하기 위해 내놓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10만원 교통카드 지급에 고령자 면허 반납 '쑥'

15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에서 운전면허를 스스로 반납한 65세 이상 고령자는 2만319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003명) 대비 7.7배로 늘었다. 운전면허를 자진반납한 고령자는 2015년 1415명에서 2017년 3681명, 지난해 1만1916명으로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고령자의 운전면허 반납을 유도하기 위한 지자체의 장려 정책이 일부 결실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운전면허를 반납한 고령 운전자에게 교통카드 지급 등 인센티브(혜택)를 제공하고 있다”며 “반납하려는 지원자가 많아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지자체도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시, 인천시 등은 70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면 1회에 한해 10만원이 담긴 교통카드를 지급하고 있다. 경기 구리시도 다음달부터 운전면허 반납 시 10만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지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지원이 지나치게 고령자의 ‘면허 반납’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지적한다. 운전 조건을 일부 제한해 고령자가 운전을 지속할 수 있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 도쿄에서는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장애물 인식, 차선이탈 경고, 급출발 방지 기능 등 안전장치 설치에 드는 비용을 90%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에선 고령 운전자에게 야간운전 금지, 후사경(사이드미러) 추가 설치 등의 조건으로 면허를 발급하고 있다.

경찰은 ‘조건부 면허’를 발급하는 쪽으로 고령자 운전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15일 서면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고령이라고 무조건 면허를 취소하는 게 아니라 신체 능력에 따라 야간 운전을 제한하는 등 일정 조건하에 운전을 계속할 수 있도록 다각적 측면에서 조건부 면허 발급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주현/김순신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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