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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산책
법무법인(로펌)이 아니라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실무수습을 받으려는 새내기 변호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로펌에서 수습활동을 하면 200만원 정도를 받지만 변협 연수는 오히려 60만원의 교육비를 내야 하는데도 그렇다. 수년간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고생했으니 업무부담이 적은 변협에서 한숨을 돌리고 싶다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란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변시 합격자는 법무부가 공인하는 법률 사무종사기관이나 변협에서 6개월간 실무수습을 거쳐야 정식 변호사가 된다. 올해 변협에서 실무수습을 받겠다고 신청한 합격자는 740명이다. 7년 전인 2012년(405명)에 비해 82.7% 증가했다.

로스쿨 도입 초기만 하더라도 변협 실무수습 교육은 인기가 별로 없었다. 변협 교육은 강의 위주여서 실무 감각을 익히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로펌에서 수습을 하면 몸은 다소 힘들지만 소장 작성에 직접 참여하는 등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과거엔 로펌에서 수습 자리를 구하지 못한 수습변호사들이 불가피하게 변협행(行)을 택한다는 인식도 강했다.

하지만 변시 합격률이 점점 떨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수년 동안 치열하게 변시 공부에 몰두했던 만큼 본격적인 변호사 업무에 들어가기 앞서 일종의 ‘쉬는 시간’을 가지려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올해 변시에 합격한 A 수습 변호사는 “로펌 등에선 온종일 근무해야 하지만 변협 교육은 오전반 오후반 나눠서 해 개인적인 시간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습 변호사는 “변협 실무 수습을 신청하더라도 중간에 다른 로펌 수습으로 갈아탈 수 있다”면서 “그래서 일단 변협 교육을 신청하는 합격자가 많다”고 전했다.

로펌 수습에서 별다른 실익을 얻지 못한다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도 있다. 지난해 변협이 실무수습 중인 변호사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다수가 근무 강도에 비해 월급이 200만원도 안되는 등 열악한 처우를 호소했다. 수습 변호사들이 교육을 받은 로펌에 바로 취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반년 동안 ‘고생길’을 자처할 요인이 적다는 말도 나온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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