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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비밀유지권 도입 토론회
“고해성사를 하는 자리에 폐쇄회로TV(CCTV)를 달아놓은 꼴입니다.”
"로펌 압수수색은 고해성사 자리에 CCTV 단 격"

검찰 등 수사기관의 법무법인(로펌) 압수수색이 잇따르면서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의 비밀 유지가 어려워졌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법조계에선 변호인의 비밀유지권을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방향으로 변호사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대한변호사협회와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공동 주최로 열린 ‘변호사 비밀유지권 도입 정책토론회’(사진)에 참석한 각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변호인이 의뢰인의 비밀을 보장해 주는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한애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변호사에게 이야기한 것이 고스란히 수사기관에 흘러갈 수 있다는 공포심이 생기는 순간 변호사제도는 무력화된다”고 꼬집었다. 한 교수에 따르면 최근 논란이 된 검찰의 로펌 압수수색 논란 이외에도 변호인과 의뢰인의 비밀유지권이 침해받는 사례는 부지기수다. 그는 기업을 압수수색할 때 법무팀 컴퓨터부터 ‘털어’ 로펌으로부터 받은 의견서 등을 열람하고,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의 각종 행정조사 시 임의제출 형태로 변호사 의견서를 확보하는 것 등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지난 4월 변협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 변호사의 34.5%가 ‘피의자 주거지나 휴대폰이 압수수색되는 과정에서 법률 상담 내용과 변호인 의견서 등 자료까지 압수됐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 영국, 독일 등 해외 선진국에선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이날 토론을 맡은 천하람 변협 제2법제이사는 “선진국에선 압수한 휴대폰에서 변호사와 주고받은 메일을 발견하면 열어보지 않고 따로 빼놓을 만큼 의뢰인 보호에 적극적”이라면서 “반면 한국 수사기관은 ‘심봤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변협은 이날 자체적으로 마련한 변호사법 개정안도 제시했다. 누구든지 의뢰인과 변호인 사이의 의사교환 내용이나 의뢰인에게서 건네받은 서류 등의 공개나 제출, 열람을 요구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골자다. 변협은 의뢰인의 자발적 승낙이 있거나, 의뢰인이 범죄를 저지를 목적으로 법적 조언을 받은 경우 등을 예외로 두자고 제안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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