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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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케이블카에서 운행 부주의에 따른 사고가 발생하면서 케이블카 운영 실태에 관심이 커졌다. 남산케이블카는 약 57년간 독점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사업권에 제약을 둬야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산 케이블카 사업은 5.16 군사정변 석 달만인 1961년 8월 '한국삭도공업'이라는 회사가 당시 교통부(현 국토교통부)로부터 첫 삭도(케이블카) 면허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 회사는 당시 국내 최대 기업 중 하나였던 대한제분의 사장을 지낸 고(故) 한석진씨가 1958년 1월 대한제분에서 사직하고 설립한 회사다. 한 씨는 3년간 관광용 케이블카 사업을 준비해 정부 허가를 받아내고 1962년 5월 20인승 케이블카 두 대로 남산 케이블카 영업을 시작했다.

1984년 한씨가 사망한 후 아들인 한광수(78)씨가 회사 대표직을 물려받았다. 현재 회사의 지분 20%는 한광수 대표가 소유하고 있다. 한 대표의 아들 2명이 각각 15%를, 공동대표인 이강운씨가 29%를, 이씨의 아들이 21%를 가지고 있다. 회사의 감사는 한광수 대표의 부인인 이정학씨다. 이 중 한광수-이정학씨 부부는 미국 국적자다.

즉 이 회사는 한씨와 이씨 일가가 지분 100%를 반씩 나눠 가지고 있으며 감사 역시 가족이 맡고 있는 사실상 '가족기업'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삭도공업은케이블카 운영 등으로 작년에 매출 130억500만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으로 52억5000만원을 벌었다. 2017년은 매출이 115억6600만원, 영업이익이 33억4800만원이었다.

남산 케이블카의 사업 기반인 '땅' 중 핵심 부분은 국유지다. 남산 케이블카 상·하부 승강장과 주차장 등을 합쳐 총 5천370.15㎡의 부지 중 상부 승강장 전체와 하부 승강장 일부를 합친 2천180.5㎡(40.6%)가 이에 해당한다.

한국삭도공업은 1961년 정부 허가를 받은 후 정부의 '국유지 대부계약'을 통해산림청과 5년 단위로 계약을 맺고 매번 갱신해 왔다. 갱신이 되지 않은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 3624만원을 국유지 사용료로 납부했다. 이는 영업익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남산 케이블카가 이런 혜택을 누리는 바탕에는 민간 업체의 사업권 보장과 관련해 50년이 넘도록 변하지 않은 법의 허술함이 깔려 있다.

궤도운송법은 케이블카(삭도)를 포함한 궤도 시설을 운영할 때 필요한 사업 허가·승인 등 절차를 규정하고 있으나, 사업의 '유효기간'은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케이블카 사업을 하려면 관할 행정 기관의 허가 또는 승인 등을 받아야 하는데 해당 업체가 '언제까지' 사업을 할 수 있는지 제한하는 규정은 없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정우 의원 등 국회의원 12명은 작년 11월 민간 사업자의 사업 연한을 30년으로 하고, 기간이 끝나면 재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궤도운송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법안은 9개월째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그간 남산 케이블카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지만 운행에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다.

1993년 케이블카 운전자 부주의에 따른 급정거로 승객 21명 부상, 1995년 운전자의 음주운전으로 케이블카 승강장 충돌, 2009년 강풍 때문에 지상 100m 지점에서 급정거 등이다.

지난 12일 사고는 케이블카 운행 제어를 담당한 직원의 부주의로 발생했다는 게 지금까지 경찰 조사 내용이다.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케이블카가 속도를 줄이지 않아 안전펜스와 부딪치는 바람에 한국인과 외국인 등 승객 7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한국삭도공업은 이번 사고 이후 '기기 재정비'를 이유로 케이블카 운행을 중단한 상태다.

심원섭 목포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케이블카는 (사업이) 독점적이다 보니 관리상의 문제점이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현재는 전국에 케이블카가 많이 생겨난 상황이기 때문에 사업권을 일정한 기간을 두고 다시 재심사 하는 방식으로 해서 관리감독과 운영을 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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