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엡스타인 사건 와중에 작전 감행"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연기했던 불법 이민자 가족 체포 작전을 오는 14일(이하 현지시간) 개시할 예정이라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1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전·현직 국토안보부 관리 3명의 말을 인용해 "불법 체류 가족 구성원 수천 명에 대한 전국적 단속 작전이 일요일(14일) 시작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라고 전했다.

"美 이민단속국, 연기됐던 불체자 가족 체포작전 14일 개시"
작전 세부 사항은 유동적이며, 작전은 며칠간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작전에는 부수적으로 추방 절차도 포함된다고 NYT는 전했다.

이번 단속 작전의 직접 대상자가 아니라도 추방을 위해 일시적으로 구금될 수 있다면서 가족 구성원이 체포되는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신문은 예상했다.

체포되는 불법 이민자 가족은 텍사스·펜실베이니아 등지의 구금시설에 수용될 예정이다.

NYT는 적어도 2천여 명에 추방 명령이 떨어진 상태라며 이들 대다수는 2월에 추방 명령을 받았다고 전했다.

추방 명령은 ICE 사무실에 통지하고 미국을 떠나라는 내용이다.

ICE 대변인 매튜 버크는 이에 대해 "요원의 안전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구체적 작전에 관해 얘기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작전이 시작되는 도시는 애틀랜타, 볼티모어, 시카고, 덴버, 휴스턴,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 뉴올리언스,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10개 도시로 미국 내 주요 도시가 대부분 포함됐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CNN은 이번 작전이 트럼프 행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제프 엡스타인 사건의 와중에 진행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범죄 혐의를 받는 억만장자 엡스타인을 불기소해 특혜 논란을 불러일으킨 알렉스 어코스타 노동장관을 옹호해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이민정책 강경파인 켄 쿠치넬리 미 시민이민국(USCIS) 국장대행은 "체포 작전이 분명히 수행될 것"이라며 "이 나라에서 퇴거명령을 받아야 할 사람이 족히 100만 명에 달한다"라고 말했다.

불법 이민자 가족 체포 작전은 애초 지난달 23일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작전 개시 직전 "의회에 이민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주겠다"며 2주간 연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체포 작전 연기와 관련해 국토안보부 내 자중지란이 있었다는 관측도 나왔다.

케빈 매컬리넌 국토안보부 장관대행이 가족 구성원까지 포함한 체포 작전에 반대해 마크 모건 ICE 국장대행에 작전 취소를 요구했으며, 이에 강경파인 모건 국장대행이 반기를 든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안보부 내에서는 체포 작전에 대한 정보 누설로 사실상 작전의 실효성이 없어졌다는 불만도 흘러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