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에 트윗 올리고 악담 퍼부어…"형편없는 리더십 탓에 선거 패배"
폴 라이언 "아내 속이지 마라" 험담에 트럼프 '폭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공화당의 1인자였던 폴 라이언 전 하원의장을 향해 "형편없는 리더십" 때문에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패배했다고 악담을 퍼부었다.

라이언 전 의장이 출간 예정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기자의 저서 '미국 대학살'에서 자신을 험담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자정 무렵에 3건의 트윗을 연달아 올려 화염을 쏟아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실패한 부통령 후보이자 하원의장이던 폴 라이언은 형편없었고(내가 집권한 2년을 빼고), 결국 오랜 레임덕 실패로 당을 곤경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지도력과 타이밍이 좋지 않아 다수당 지위를 날려버렸다"며 "민주당이 모르는 것처럼 그는 어떻게 민주당을 쫓아야 하는지를 몰랐다"고 목청을 높였다.

또 라이언 전 의장의 선거 불출마에 대해서도 "이기는 방법을 몰라서 의회를 그만둔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라이언 전 의장은 지난해 중간선거를 7개월여 앞두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겠다"며 불출마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나이는 48세에 불과했지만, 그는 1998년 위스콘신주 연방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10선에 성공한 거물 정치인으로, 2012년 부통령 후보를 거쳐 2015년 미 역사상 최연소 하원의장에 오르며 공화당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은퇴 선언 이후로도 선거자금 모금 활동과 공화당 후보 지원 유세에 주력했으나 공화당은 선거에서 패하며 8년 만에 민주당에 하원을 넘겨주고 말았다.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내주 출간되는 '미국 대학살'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화당 저명 인사들의 비판을 상세히 담고 있다.

라이언 전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후보 시절, 여성과 무슬림 등을 향해 거침없이 막말을 쏟아내자 누구보다 앞장서 대통령 자질 부족을 질타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마이 웨이'를 고집하며 좌충우돌하는 트럼프 후보를 향해 쏟아지는 민주당 지지층의 비판을 막아내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로도 '쓴소리'를 마다치 않았으나, 핵심 대선공약인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제도·ACA) 폐지를 요구받자 총대를 메고 앞장서기도 했다.

그러나 라이언 전 의장은 책에서 자신의 불출마 선언은 비행기의 긴급 피난구와 같았다고 설명했다.

추락하는 '트럼프호'에서 탈출했다는 의미다.

그는 "여자를 못생겼다고 '말상'(horse face)이라 부르지 말고, 아내를 속이지 마라. 아무것도 속이지 마라. 좋은 사람이 되고 모범이 돼야 한다"며 "우리는 이 모든 것에 너무 무감각해졌다.

우리에게는 재건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자신과의 성관계설을 주장했던 전직 포르노 여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예명 스토미 대니얼스)를 향해 '말상'이라고 조롱한 적이 있다.

이와 관련, 라이언 전 의장은 지난 대선을 불과 1달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천박하고 저속한 표현으로 유부녀를 유혹한 경험을 자랑하는 11년 전 녹음파일이 공개되자, "구역질이 난다"고 비판하면서 자신의 지역구 행사에 트럼프를 초청하려던 계획을 전격 취소하는 등 사실상 트럼프 지지 철회 의사를 표시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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