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의 한 신발업체 직원이 첨단 자동화기기를 이용해 작업하고 있다. 부산본부세관 제공
부산 강서구의 한 신발업체 직원이 첨단 자동화기기를 이용해 작업하고 있다. 부산본부세관 제공
첨단 제품을 선보여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해외에서 부산으로 복귀해 생산기반을 강화하는 등 부산 신발산업이 약진하고 있다. 신발산업 육성을 위해 세관당국은 신발업체들의 무역종합컨설팅을 돕고, 부산시는 첨단생산기지를 구축해 신발 메카 부산의 부흥을 지원하고 나섰다.

부산본부세관은 부산지역의 완제품 신발 수출이 지난해 64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4600만달러)보다 38.3% 성장했다고 11일 발표했다. 부산 신발의 최대 수출시장은 미국으로, 지난해 3600만달러를 수출해 전년에 비해 58.9% 늘었다.

김희진 부산본부세관 수출과장은 “지난해 신발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것은 양모로 만든 신소재 신발 등 신기술을 접목한 수출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신발 갑피는 의류 소재로 쓰이는 양모로 제작돼 보온성과 통기성이 뛰어난 데다 밑창은 친환경 소재인 사탕수수를 사용해 ‘가볍고 가장 편한 신발’이라는 평가를 받아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부산 신발업체들이 첨단과학을 적용한 연구개발로 기능성 신발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어 수출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세관은 전망했다. 전자 칩을 내장해 위치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위치확인시스템(GPS) 신발’,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운동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슈즈’, ‘저주파 슬리퍼’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첨단신발은 부가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부산본부세관은 신발산업의 수출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을 방문해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하는 방안과 원산지 관리, 통관 및 환급까지 종합적인 컨설팅을 하는 등 수출 관련 지원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해외에서 돌아온 신발업체들도 부산에 안착하면서 신발산업의 도약에 힘을 보태고 있다. 부산시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해외에서 부산으로 생산 기지를 옮긴 신발업체는 총 14개사라고 밝혔다. 트렉스타 등이 중국 등에서 운영하던 공장을 철수하고 부산으로 공장을 옮겼다. 가장 최근에는 고려티티알이 공장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협약을 시와 체결해 부산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신발 제조업체의 부산 복귀는 해외 인건비가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는 반면 경쟁은 치열해 신발 공정을 자동화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중국 톈진공장을 매각하고 부산으로 공장을 옮긴 트렉스타 권동칠 회장은 “공장 자동화가 이뤄지면 40%가량의 인건비 절감 효과가 있어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과의 인건비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시는 첨단 신발업체들의 인프라 지원에 나섰다. 지난 4일 사상구에서 첨단신발융합허브센터 개소식을 열고 운영에 들어갔다. 센터는 430억원을 투입해 부지 1만2674㎡에 지상 6층(임대공장)과 지상 3층(지원시설) 2개 동(연면적 2만493㎡)으로 지어졌다. 30개사가 입주해 첨단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신발과 부자재를 생산한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