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 변호사서 핀테크 사업가 변신

미래 보장된 변호사에도 '창업 꿈'
"법 재미없어 도전"…당찬 젊음
 정지원 디렉셔널 대표 "지금 실행 않으면 기회 놓칠 것 같아 창업 결심"

테크(금융기술) 전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디렉셔널’은 금융위원회가 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선정한 혁신금융 서비스 1호 기업이다. P2P(개인 간) 플랫폼 방식으로 개인투자자끼리도 주식대차 공매도(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나중에 갚는 것)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해 여의도 증권가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스타트업을 창업한 사람은 잘나가던 국내 최대 로펌 변호사에서 모험 벤처인으로 변신한 정지원 대표(35·사진)다. 11일 서울 여의도동 위워크센터에서 만난 정 대표는 “스타트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행력”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서울대 법대와 로스쿨을 졸업한 뒤 4년간 김앤장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경력을 갖춘 그는 “법을 다루는 것이 재미가 없어서 스타트업에 도전했다”고 했다. 로펌에 다닐 때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창업하는 일에 더 관심이 많았다. 정 대표는 “창업 관련 행사에 갔다가 회사에 걸려 혼나기도 했다”며 웃었다.

그가 몇 년 전 생각했던 아이템을 한 스타트업이 실제 사업화한 것을 보고 창업을 결행했다. 정 대표는 “매출채권 등 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 서비스를 하면 어떨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이걸 사업화한 곳이 나타났다”며 “아이디어를 곧바로 실행하지 않으면 기회를 영영 놓칠 수 있다는 생각에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실행력과 함께 ‘팀워크’를 강조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한 방향으로 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했다. “동상이몽이라고 하죠. 같은 장소에서 같은 얘기를 해도 서로 생각하는 것이 다릅니다. 대화나 프로젝트 중간중간 같은 생각인지 끊임없이 대화해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대표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정 대표는 “회사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들의 쓸모를 파악하고 그에 맞게 일을 시키는 것”이라며 “그 사람이 무슨 일을 잘하고, 어떻게 하면 열심히 일하게 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센티브도 적극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초기투자금을 받기 전에 지분을 정리하는 중”이라며 “직원 모두에게 지분을 나눠줘 회사와 함께 성장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년간 준비한 공매도 서비스는 이달부터 시작된다. 신한금융투자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사용하는 고객이 동의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올해 안에 NH투자증권의 MTS, HTS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는 “디렉셔널 계좌가 아니라 증권사 계좌에서 주식과 잔액이 관리되도록 해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는 대차잔액 2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다. 한국 시장의 1년간 공매도 대여 금액(24조원)의 1% 정도다. 정 대표는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인식이 좋지 않지만 공매도 및 주식 대여로 돈을 번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자 위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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