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 행위를 저질러 징계를 받은 변호사가 올해 상반기 6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성매매 알선 사이트 회원에게 무료로 법률자문을 하거나 변호사 명의를 빌려주다가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최대 정직 1년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7일 대한변협에 따르면 A 변호사는 불법 성매매 알선 사이트에 가입해 활동하면서 사이트 회원에게 무료로 법률자문을 하다 견책 처분을 받았다. 무료 법률자문은 해당 사이트 운영자가 따로 만들어준 게시판을 통해 이뤄졌다. A 변호사가 성매매 알선 사이트 운영에 상당한 도움을 줬다는 얘기다. 변호사에 대한 징계는 △영구제명 △제명 △정직 △과태료 △견책(처벌 수위가 높은 순서) 등 다섯 가지가 있다. 대한변협의 징계는 형사 처벌과는 별도로 이뤄진다.

B 변호사는 교도소 접견실에서 수용자에게 미리 준비한 담배 한 갑을 전해주다 걸려 과태료 400만원을 냈다. C 변호사는 자신의 사무실 직원이 한 포털사이트 블로그에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을 비방하는 글을 다수 올리도록 방치해 과태료 700만원 처분을 받았다.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의 신뢰를 저버린 변호사도 있다. D 변호사는 과거 형사 사건 의뢰인의 개인정보를 수사기관에 알려줬고 그 의뢰인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위증까지 했다. 그는 위증 혐의로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며 대한변협으로부터도 과태료 300만원의 징계를 당했다. E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사무실 이전 사실을 알리지 않아 성실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받았다.

F 변호사는 변호사가 아닌 자에게 명의를 빌려줘 개인회생, 파산사건 등을 취급하게 하고 대가를 받아 지난 5월 ‘정직 1년’ 징계를 받았다. 그는 올해 상반기 이뤄진 징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징계를 받았다.

올해 상반기에도 광고 규정을 위반한 변호사들이 쏟아졌다. ‘최고’라는 용어를 사용해 광고했다는 이유로 과태료 200만원을 낸 G 변호사가 대표적이다. 변호사들은 ‘최고’ ‘유일’ 등의 단어를 이용해 자신의 역량을 설명하는 것이 금지된다. 대한변협에 전문 분야 등록을 하지 않고서는 ‘전문’이라는 표현도 광고에 사용할 수 없다. 일부 변호사 광고에서 ‘전담’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한변협에 따르면 2014~2018년 이뤄진 644건의 변호사 징계 중에서 193건(30.0%)이 변호사 업무 광고규정 위반으로 가장 많았다.

변호사 징계는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14년 51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63건을 기록했다. 법조계에서는 변호사 자격증 보유자 자체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법조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른 변호사의 비위 행위를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분위기가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올해 징계 건수는 지난달 4일 기준으로 60건이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