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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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취업에 성공했다면 월급이 한 달쯤 밀리는 건 감수하고 다녀야 할까.

A 씨는 작은 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업자다. 업체 규모가 크지 않다보니 자금 회수건이 꼬이면서 직원들의 월급을 제 때 주기 힘들어졌다. 힘든 와중에 직원들을 불러 "이번 달 월급을 지급하지 못하고, 다음 달 줘야 할 것 같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자 한 직원 하나가 다음날 A 씨를 찾아와서 "한 달 벌어 한 달 살고 있다"며 "이번 달 카드값도 대출받아서 냈다.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A 씨는 "상심했다"고 토로하며 온라인에 글을 게재했다.

A 씨는 "지금까지 직원들에게 박하게 한 적 없고, 믿었던 직원이라 그런지 힘이 빠진다"며 "곧 정상화될 거라고 해도 막무가내다. '뭘 믿고 기다리냐'고 해서 서운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월급을 못 준 건 제 잘못이지만, 직원들에게 너무 마음 주면 안되는구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면서 떠나간 직원을 원망했다.

하지만 A 씨에 동조하기보다는 비판의 의견이 쏟아졌다.

대부분의 네티즌은 "급여가 밀리는 회사 어떻게 믿어야 하냐", "돈 주니까 사장이지, 돈도 안주면서 일을 시키려 하냐", "마음은 필요 없고 월급을 제 때 지급하는 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A 씨의 행동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금 회수건이 꼬였다고 직원들 월급을 못 줄 정도면 재정이 불안한 상태 아닌가. 그러는 동안 사장은 뭘 했냐"며 "직원들 월급 안 밀리게 은행 대출을 받아서라도 지급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몇몇 네티즌들은 퇴사를 결정한 직원을 응원했다. "믿고 다니다가 퇴직금도 못받는다"며 "빨리 나가고, 안주면 고소하는 게 승자"라는 의견도 이어졌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12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91%의 직장인이 퇴사를 고민했다. 퇴사를 고민한 이유는 '연봉'이 16%로 가장 높았다.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높다는 것.

퇴사를 고민한 끝에 실제로 퇴사한 25%의 직장인들은 '퇴사의 가장 결정적인 이유 1개(단일선택)'로 '상사·대표'(21%)를 꼽았다. '조직분위기'와 '복리후생 및 기타 근무여건'이 각 13%, 연봉이 12%로 뒤를 이었다.

고용 환경이 불안해지고,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면서 어렵게 취업난을 뚫고 들어간 회사를 박차고 나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은 최근 1년 동안 신입사원을 채용한 기업 416개사를 대상으로 ‘입사 1년 미만 신입사원 중 퇴사자 발생 여부’를 조사한 결과 74.8%가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조기퇴사자들이 회사에 밝힌 퇴사 이유는 '적성과 안 맞는 직무(59.2%·복수응답)'가 가장 많았다. 그 외 이유로는 '대인관계 등 조직 부적응'(26.4%), '낮은 연봉'(23.8%), '담당 업무 불만족'(23.2%), '타사 합격'(15.8%), '높은 업무 강도'(13.2%), '적응 힘든 조직 문화'(12.2%) 등 순으로 이어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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