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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부 투쟁 나선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 풀려났지만
대화창구 닫고 총파업 강행

노동전문위원 jsc@hankyung.com
3일 총파업에 들어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5만3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날 모인 조합원들이 주먹을 들어 올리며 “비정규직 철폐” “공공부문 정규직화”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3일 총파업에 들어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5만3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날 모인 조합원들이 주먹을 들어 올리며 “비정규직 철폐” “공공부문 정규직화”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주도하고 있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연대파업이 현실화됐다. 3일 학교 비정규직 노조의 파업으로 급식이 중단되고 빵, 도시락 등으로 대체급식이 이뤄졌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과 돌봄교사도 이날 파업에 가세했다. 일상생활과 맞닿아 있는 공공 서비스 중단으로 국민의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더 큰 문제는 이번 파업이 노동계 ‘하투(夏鬪)’의 시발점이라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대화의 창구를 닫아버리고 총파업을 향해 가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먼저 외쳤던 정부도 “파업의 빌미를 제공하고도 별다른 대책 없이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양 노총이 주도하는 ‘대정부 투쟁’

이번 파업은 민주노총 스스로 밝히듯이 대정부 투쟁의 성격이 강하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1만원 달성 등 현 정부의 공약을 즉시 이행하라는 요구에서 비롯됐다. 정부가 주 52시간제를 보완하기 위해 추진 중인 탄력적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3개월→6개월) 저지도 목표다.

더욱 직접적인 원인은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의 구속이다. 국회 담장 파손 등의 불법 폭력시위 주도 혐의로 지난달 21일 김 위원장이 구속되자 민주노총은 대정부 전면투쟁을 선포했다. 김 위원장은 구속 1주일 만에 풀려났지만 민주노총은 7월 총파업 투쟁을 강행했다.

이번 파업은 공공부문에서 끝나지 않는다. 강성인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오는 18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지난달 25일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와의 중앙교섭이 결렬된 뒤 노동위원회 조정 신청에 들어갔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도 투쟁 대열에 서 있다. 한국노총 소속 전국우정노동조합이 9일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우편·물류 대란이 우려된다. 노선버스업계는 지난 5월 파업을 봉합했지만 7월부터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는 만큼 이를 둘러싼 분쟁의 불씨는 여전하다. 새로운 운송 서비스가 시장에 속속 진출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진 택시업계도 파업의 화약고다. 그러나 사회적 대화의 창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노동계 보이콧으로 사실상 식물상태다. 대화 창구를 스스로 닫고 총파업에 나섰다는 점에서 양 노총은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급식 파업은 '夏鬪' 신호탄…예견된 勞·政 갈등에 국민들만 '골병'

장밋빛 공약으로 노·정 갈등 키워

전문가들은 양 노총의 ‘하투’가 달아오르는 배경으로 장밋빛 노동정책 공약을 둘러싼 정부와 노동계의 대립 및 갈등을 들고 있다. 공공부문을 포함한 노동계 전반의 높아진 기대 수준이 파업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7년 5월 취임 다음날 첫 현장 방문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사는 ‘비정규직 전원 연내 정규직화’를 약속했다. 채용·선발, 직급체계 조정 등 세부 고려사항은 물론 기존 노조와의 합의, 예산 확보 등에 대한 논의도 없이 목표만 덜렁 제시했다. 이를 믿은 인천공항 비정규직 직원들은 자회사 설립을 통한 고용을 둘러싸고 갈등을 지속 중이다. 한국도로공사도 사정이 비슷하다. 새로 세운 자회사에서 채용하는 방식의 정규직화에 대해 민주노총 소속 한국도로공사톨게이트노조는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에 합류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의 부담 증가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 ILO 핵심협약 비준이나 최저임금 인상 등도 관련법 국회 통과나 최저임금위원회 심의 등 법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노동계 요구가 그대로 관철되기 어렵다. 노동계의 기대수준은 높아졌지만 정부로선 공약 이행에 필요한 제반 여건을 고려할 수밖에 없어 노·정 갈등 해결은 현재 기대난이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 요구는 충분히 납득된다. 최하위직 9급 공무원의 70% 수준인 급여를 80%로 맞춰달라는 등의 학교 비정규직노조 요구에 일부 고교생도 편들고 나설 정도다. 등기우편·소포 급증으로 노동 강도가 크게 높아져 과로사하는 집배원도 나오고 있다.

이들의 사용자인 정부는 마땅히 처우개선 재원 확보 방안을 강구하고 관련법을 정비하는 등 사전 조치에 힘을 기울였어야 했다. 양 노총은 일찌감치 총파업을 예고했지만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일에야 “국민 불편 등을 감안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노사에 요청한다”는 입장만 내놨다. 정부가 스스로 노동 현장의 갈등과 대립을 키워놓고서 이에 대한 대책이나 설명은 찾아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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