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진단예방연구회 기자회견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폐암 국가검진으로 불필요한 수술만 늘어날 위험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검진을 위해 찍는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는 폐 결절 환자까지 암 의심환자로 분류돼 암이 없는 환자도 추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대한폐암학회 등은 시범사업을 통해 효과가 크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반박했다.

과잉진단예방연구회는 3일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짜 환자를 양산하는 폐암 국가검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1월 출범한 연구회는 회장인 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를 포함해 예방의학과, 종양내과 등의 의사 7명으로 구성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2014년 갑상샘암 과잉진단 논란에 불을 지핀 의사연대에서도 활동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달부터 담배를 30갑년(매일 한 갑씩 30년) 넘게 피운 만 54~74세 흡연자에게 2년마다 저선량 CT 검사를 해주는 폐암 국가검진을 시작한다. 국내 암 사망률 1위인 폐암 환자를 줄이기 위해서다. 대상자는 검사비의 10%인 1만원 정도만 내면 된다. 연구회는 폐암 검진의 득보다 실이 크다고 주장했다.

신상원 고려대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CT를 찍은 뒤 폐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수술이나 조직검사를 해야 하는데 암이 아닌 사람도 폐 일부를 자르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1000명이 폐암 검진을 받으면 암이 아닌 351명 정도가 암일지 모른다는 통보를 받는다”며 “이들 중 세 명은 수술 중 합병증이 생기고 한 명은 사망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검진을 통해 폐암으로 사망할 환자를 살리는 것은 1000명 중 세 명 정도인데 이들도 다른 질환으로 사망하기 때문에 실질적 이득이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국가가 국민에게 폐암 검진을 공식적으로 권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정부가 (폐암 검진을) 좋은 검사인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의료윤리에 어긋나는 위험한 행위”라고 했다.

정부와 폐암학회 등은 일방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김열 국가폐암검진중앙질관리센터장은 “1만3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에서 7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중 68.4%가 조기 폐암이었다”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했다.

류정선 인하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국은 사회보험인 메디케어를 통해 흡연기간이 짧은 사람에게도 검사 혜택을 주고 있다”며 “암 조기 발견을 위해 폐암 국가검진을 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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