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검찰 송치…"큰일났다. 폰 다 바꿔" 다급한 메시지로 시작된 버닝썬 5개월
검찰총장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까지 명운을 걸라고 했던 버닝썬 수사가 용두사미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버닝썬 수익금 횡령에 가담한 승리(본명 이승현.29) 등 8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승리는 버닝썬 자금을 횡령하고 일본인 사업가 일행 등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총장’으로 불려 유착 의혹을 받은 윤모 총경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겨졌다. 지난 1월 논란이 된 클럽 내 폭행사건에서 시작된 버닝썬 수사는 성접대 의혹과 경찰 유착 의혹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 채 수사 5개월만에 일단락됐다.

이 가운데 ‘린사모’로 알려진 승리의 대만인 지인 린 모(44)씨는 소재지가 불분명해 기소 중지 의견으로 송치됐다.

경찰이 밝혀낸 횡령액은 승리와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 버닝썬의 대주주인 전원산업 이전배 회장과 최태영 대표, 버닝썬의 두 공동 대표와 린사모, 린사모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안 모씨 등 8명이 버닝썬 수익금 18억여원을 횡령한 것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승리와 유 전 대표가 린사모와 공모해 횡령한 버닝썬 수익금이 11억원2천여만원이다.

경찰은 이 같은 과정에 승리가 ‘몸통 역할’을 한 것으로 봤다. 경찰 관계자는 “버닝썬 설립과 운영에 승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승리는 버닝썬 대표이자 자신의 친구인 이문호 대표를 버닝썬 자금 50%의 대리인으로 내세운 뒤 버닝썬 투자자로 대만인 린사모를 끌어 들이고, 횡령 방식을 주도적으로 결정했다. 설립부터 투자자 유치, 운영 등 모든 과정에서 이 대표가 승리의 동의를 얻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승리에게는 성매매 알선 혐의도 적용됐다. 경찰은 2015년 12월 일본인 사업가 일행이 한국에 방문했을 때 이들에게 수차례에 걸쳐 성매매 행위를 알선하고, 이후 한국에 방문한 홍콩·대만 일행에게도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 등으로 승리와 유 전 대표 등 27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다만 2017년 12월 필리핀 팔라완섬에서 승리가 업소 여성들을 동원해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대가성 등이 확인되지 않아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승리는 본인이 직접 성매수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승리가 정준영, 최종훈 등과 대화를 주고받던 단톡방에 남긴 마지막 메시지는 ""큰일났다. 휴대폰 다 바꿔"라는 다급한 경고였다.

한편 버닝썬 클럽의 최초 제보자인 김상교 씨는 최근 "버닝썬 김상교가 아닌 원래의 나로 살겠다"며 일상으로의 복귀를 선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