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관계자들이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를 제거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산림청 관계자들이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를 제거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한 번 걸리면 소나무를 100% 고사시키는 소나무재선충은 크기 1㎜ 내외의 선충이다. 스스로 이동능력이 없어 솔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의 몸을 빌려 이동한다. 솔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은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돼 가을철 고사된 나무에 알을 낳고, 그 알이 애벌레 상태로 부화해 월동한다. 이듬해 봄 솔수염하늘소 애벌레는 번데기로 용화, 이때 고사목 내의 소나무재선충은 번데기로 침입해 고사목 밖으로 탈출을 준비한다. 한 쌍의 소나무재선충이 20여 일간 20만 마리로 번식하고 소나무의 수분 이동통로를 망가뜨려 석 달 내 소나무가 붉게 고사한다.

산림청은 지난해 5월부터 올 4월까지 전국 120개 시·군·구에서 전년 대비 29% 감소한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고사목 49만 그루를 전량 방제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지역별로는 경북(15만 그루), 울산(10만 그루), 제주(8만 그루), 경남(8만 그루) 등 4개 지역 피해가 전체의 84%를 차지했다.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는 소나무재선충의 매개충인 북방수염하늘소와 솔수염하늘소 우화 시기를 고려해 지난해 10월부터 내륙지역은 3월 말, 제주지역은 4월 말까지 피해 고사목을 방제했다. 방제기간 피해 고사목 49만 그루뿐만 아니라 감염 우려목, 매개충 서식처가 될 수 있는 일반 고사목 등 총 203만 그루를 제거했다.

산림청과 자치단체 노력으로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는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2014년 4월 기준 218만 그루이던 피해 고사목은 2015년 174만 그루, 2016년 137만 그루, 2017년 99만 그루, 2018년 69만 그루, 2019년 49만 그루로 줄어들었다.

산림청은 재선충병에 총력 대응하기 위해 방제실행계획을 수립, 방제현장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적극적인 방제전략을 펼쳤다. 전국 6개 세부 권역별 방제전략을 세워 피해 선단지를 중심으로 압축방제에 나섰다. 전문가로 구성된 방제 컨설팅팀을 운영해 방제현장 지원을 강화했다. 신규 발생지와 주요 선단지는 일정 구역 내 소나무류를 모두 제거하는 모두베기 방식을 적극 추진하고, 주변의 건강한 소나무에 예방나무주사를 맞히는 선제적 예방조치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방제 품질을 높이기 위해 지난 1월 산림청 및 소속기관, 한국임업진흥원, 퇴직공무원이 모여 현장담당관 발대식을 열었으며, 전국 1288개 소 방제사업장을 수시 점검하고 감염목의 무단이동 등 인위적 확산 차단을 위한 단속에 적극 나섰다.

첨단 장비를 동원해 방제전략도 펼쳤다. 드론과 무선근거리통신(NFC) 전자예찰함 등의 과학적 예찰로 고사목을 신속·정확히 발견하면서 방제 누락을 방지했다. 드론은 주요 선단지 및 보호지역 13.7만㏊를 날며 피해 의심목 5061그루를 발견하는 성과를 냈다.

산림청은 선단지 관리 강화 등 국가적 방제전략 수립을 통해 2022년 4월 기준 피해목 발생을 10만 그루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국민의 적극적인 신고와 동참으로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가 감소하는 추세에 있으며 관리가능한 수준까지 피해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