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320억원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다 잠적한 정한근 전 한보그룹 부회장이 두바이에서 붙잡혔다. 지명수배 상태에서 도피 생활을 한 지 21년 만이다. 2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두바이에서 붙잡힌 정 전 부회장의 한국 송환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부회장은 1997년 시베리아 가스전 개발회사인 동아시아가스 이사를 지내며 회사 임직원들과 공모해 회삿돈 320억원가량을 스위스 비밀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1998년 한보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자취를 감췄다. 정 전 부회장은 293억원가량의 국세를 체납한 상태이기도 하다.

정 전 부회장의 아버지인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역시 2007년 이후 해외로 도피 중인 상태다. 정 전 회장의 국세 체납액은 2225여억원에 이르러 매년 고액 상습 체납자 명단 1위에 오르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