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유니콘기업 4분의 1이 '카피캣'
한국은 베끼기 창업도 규제의 벽
한류로 대표되는 '興산업' 키워야
"카피타이거 키우려면, 정부 규제부터 걷어내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사업모델이 꼭 창의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세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의 4분의 1은 ‘베끼기 창업’한 기업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베끼기 창업조차도 규제로 가로막힌 게 현실입니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KAIST 교수·사진)은 19일 대구은행 제2본점에서 열린 ‘대구 스케일업 콘퍼런스 2019’ 기조연설에서 국내 스타트업 육성정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유니콘 기업이 가장 많은 미국과 중국 영국 인도는 네거티브 규제 정책과 거대한 시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물리적으로 시장 확대가 어려운 한국은 규제 개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유니콘 기업을 벤치마킹해 개선하는 ‘카피타이거’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로켓인터넷’은 핀터레스트, 우버, 페이스북 등 글로벌 유명 스타트업의 사업 모델을 벤치마킹해 신흥국에서 사업을 성공시킨 대표적인 카피타이거 사례다. 이 이사장은 “세계적으로 유니콘 기업 400개 중 100개는 카피캣 전략으로 유니콘이 됐다”며 “검증된 모델을 따라가는 카피타이거 전략으로 창업 컨설팅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이사장은 카피타이거 전략이 효과를 내려면 ‘4단계 규제’를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필수요소로 불리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개인정보, 빅데이터 규제를 걷어내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의 혁신단계는 데이터화 지능화 정보화 스마트화로 이어지는 4단계를 거치는데 한국은 단계마다 모두 규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류의 힘을 스타트업 육성과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팝, 게임, 한국 영화 등으로 대표되는 ‘흥(興)산업’을 플랫폼으로 삼아 신산업 육성까지 이끌어내자는 얘기다. 이 이사장은 “한류 팬덤을 형성한 1억 명이 1인당 50만원어치의 기여만 해도 50조원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생긴다”고 말했다.

대구=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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