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징역형 받은 양심적 병역거부자, 항소심서 무죄
1심에서 징역형을 받은 기독교 소수 종파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5부(임정택 부장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A(23)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10월 14일 '모 사단으로 같은 해 11월 15일까지 입영하라'는 인천병무지청장 명의의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종교적 양심에 따라 입영을 거부한 행위는 병역법상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헌법상 국민에게 부여된 국방의 의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도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한다고 해도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고 국토를 방위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내면에 형성된 양심을 이유로 집총과 군사훈련을 동반한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형사 처벌을 하면 안 된다"며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면 병역법상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또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서 종교적 교리에 따라 병역 의무를 이행할 수 없다는 피고인의 양심은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해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집총 거부라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입대를 거부한 경우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