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초과 아동 보호장구 없는데
전세버스 카시트 규정 강화
학부모, 교육부 조치에 '분통'
국공립유치원들이 올해 예정돼 있던 현장체험학습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교육부가 이달 초 강화된 안전수칙을 교육청을 통해 내려 보내면서다.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교육부가 지킬 수 없는 안전수칙을 내걸어 일선 유치원에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탁상행정'에 유치원 체험학습 '줄 취소'

교육부는 이달 초 영유아들이 전세버스를 이용할 경우 KC 인증을 받은 유아보호용장구를 장착하고, 좌석안전띠를 착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내사항을 유치원에 통보했다. 지난해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으로 영유아가 차량에 탑승할 때 유아보호용장구 장착이 의무화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그러나 전세버스에 장착 가능한 KC 인증 유아보호용장구는 아직까지 18㎏ 이하 유아용밖에 없다. 18㎏ 초과 유아는 보호용장구가 없어 전세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없는 것이다. 교육부는 “18㎏ 초과 유아보호용장구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개발 중”이라며 “18㎏ 초과 유아와 어린이는 전세버스 대신 어린이통학버스를 이용하거나 현장체험학습 대체활동을 진행하라”고 유치원에 지시했다.

불똥은 국공립유치원에 튀었다. 어린이통학버스를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사립유치원과 달리 국공립유치원은 통학버스 보급률이 낮아 현장체험학습 때 보통 전세버스를 이용해왔기 때문이다. 한 국공립유치원 관계자는 “교육부 권고사항을 어길 수는 없으니 별도 지침이 있을 때까지 모든 현장체험학습을 잠정 보류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학부모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서울의 한 병설유치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전모씨(39)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유아보호용장구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만들어 놓지도 않은 카시트를 장착하지 않으면 법을 위반하는 것이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교육부의 탁상행정에 아이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선 유치원에 대혼란을 일으킨 교육부는 알아서 지키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도로교통법은 경찰청 소관이기 때문에 카시트 관련 내용은 그쪽으로 문의 하는 편이 빠르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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