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00억 예산 투입
現 중2생부터 산업수요에 맞게 교과 개편
정부가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 직업계고에 개설된 학과를 산업 구조 변화에 맞춰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3D융합설계과, VR과, 드론학과 등이 정부 지원을 받아 신설된다.

최근 직업계고 졸업생의 취업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회 수요에 맞는 인력 양성을 도와 직업계고 학생의 사회 진출을 적극 돕겠다는 취지다. 단순히 학과를 개편하는 데 머무를 것이 아니라 교원의 실무 능력을 높일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직업계高 드론·반려동물·e스포츠학과 생긴다

산업 수요에 맞춰 학과 개편

교육부는 16일 ‘직업계고 학과개편 지원사업’을 신청한 110개 학교 176개 학과 중 91개 학교 125개 학과의 개편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번 학과개편 지원사업을 위해 예산 500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정된 125개 학과 중 78개 학과(62.4%)는 기존과 동일한 교과군에서 교육과정을 개편하거나 고도화한 유형이다. 서울 경기기계공고의 기계설계과가 3D융합설계과로 개편되고 부산 대광발명고의 전기전자과가 VR과로 개편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나머지 47개 학과(37.6%)는 기존 학과와 완전히 다른 교과군으로 대체된다.

서울 은평메디텍고의 의료정보시스템과가 e-스포츠과로 개편되고 전북 덕암정보고의 금융정보과가 드론학과로 개편되는 식이다. 충북의 청주농업고는 반려동물과를 신설한다. 이번 지원사업으로 개편되는 125개 학과는 올해 중2 학생이 고교에 입학하는 2021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

송달용 교육부 중등직업교육정책과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직업계고에서 배우는 내용이 시대에 뒤처지면 직업계고가 사회에서 완전히 외면받을 우려가 있어 학과 개편을 적극적으로 유도했다”고 말했다.

“교원 양성도 내실화해야”

직업계고 학과개편 지원사업은 지난 1월 교육부가 발표한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사업 목적이 말해주듯 최근 직업계고 졸업생은 취업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직업계고 취업률은 2017년 53.6%에서 올해 34.8%로 떨어졌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기업이 채용을 꺼리고, 2017년 제주에서 직업계고 현장실습생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현장실습이 위축된 탓이 크다.

정부의 학과개편 지원사업이 산업 수요에 맞는 인력 양성을 위해 꼭 필요하긴 하지만, 내실화된 직업교육을 위해선 교사 양성 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교육하기 위해선 현장 실무 경험이 필수적인데도 일부 교사는 경력이 없고 실기 시험도 치르지 않은 채 임용고시만 합격해 부임한 경우가 있다”며 “연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직업계고 교사의 지속적인 전문성 확보 및 유지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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