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재산 참사 피해자 가족, 청와대에 의견서 전달
"국민 안전 미룰 수 없다…산안법 하위법령 개정하라"

산업재해 및 재난 참사 피해자 가족이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을 제대로 개정해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시민단체 '생명안전 시민넷'과 산재 피해 가족 모임 '다함께'는 14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용균 없는 '김용균 법' 시행령을 제대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글'에서 "지난 4월 정부가 내놓은 산안법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 예고안은 '죽음의 외주화'를 막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노동자의 죽음이 반복된 고(故) 김용균 씨의 일터가 도급 금지 대상에서 빠진 데 이어 승인 대상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위험한 일을 계속 하청업체가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개정 법령은 안전에 대한 원청 책임 또한 폭넓게 면제해주고 있다"며 "과로사와 자살이 이어지는 방송 현장, 정보기술(IT) 업종은 원청의 책임이 고려조차 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국민의 생명, 안전을 위한 일을 뒤로 미룰 수는 없다"면서 "우리 아이들과 노동자의 죽음으로 만든 산안법이 이렇게 훼손되는 걸 더 두고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명안전 시민넷의 공동대표인 김훈 작가는 "매년 2천300명 이상이 노동 현장에서 죽어 나가고 있다.

이 무수한 죽음들은 통계 숫자로 되어 있을 뿐 방치됐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매일 거듭되는 무수한 죽음을 경영을 이유로 합리화하는 것은 인간이길 포기하고 야만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국민이 원하는 나라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과 국회, 행정부는 날마다 벌어지는 무수한 죽음을 방치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하며 "산안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의 바닥에 깔린 수많은 죽음을 생각하라, 일하다 죽지 않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산업 현장에서 숨진 노동자 가족들이 함께해 산안법 하위 법령 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힘을 더했다.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산안법)법 안에 용균이가 들어있다면 용균이 동료들은 더 죽거나 다치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바랐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고(故)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하려면 법이 먼저 노동자의 편이 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하위법령 개정 예고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원청업체의 책임 강화, 보호 범위 확대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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