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폐업으로 내몰아" vs "삶의 질 위해 획기적 인상" 입장차
대구 공청회장서 민주노총 노조원 "최저임금 1만원 인상" 시위
최저임금 공청회 지켜본 시민들 "을과 을 싸움으로 국민 갈등만"

대구에서 열린 내년 최저임금 심의 관련 공청회에서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동자와 사용자 간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14일 오전 대구고용노동청 회의실에 모인 공청회 토론자들은 각각 자신이 처한 상황을 호소하며 합리적인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책정되기를 기대했다.

사용자 대표로 나온 박석규 옥외광고협회 대구지회 부회장은 "인건비, 자재비가 올랐는데 임금마저 오르다 보니 기존 인력을 줄이고 신규 채용도 불가능하다"며 "결국 가족끼리 업체를 꾸려나가고 있다.

최저임금은 업종별로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훼업을 하는 문상섭씨는 "몇 년 전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어려워지더니 작년 최저임금까지 가중돼 더 어렵다"며 "전국 1만7천500여개 꽃집 중 종업원이 있는 곳은 1천여개에 불과하다.

최저임금 동결을 원한다"고 말했다.

방경섭 대구 외식협회장은 "음식값, 식자재 가격 다 오르고 있다.

물가가 지역별로 차이가 나는데 인건비가 똑같이 책정돼 업주들이 버티지 못하고 있다"며 "최저임금제가 소상공 자영업자를 폐업으로, 범법자로 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들과 달리 노동자 대표들은 최저임금의 획기적인 인상을 요구했다.

이건희 대구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최저임금으로 사는 청년 근로자는 부모와 같이 살지 않는 한 주거비나 공과금은 못 줄이니 결국 식비 등을 줄여야 한다"며 "삶의 질과 관련된 데는 돈을 쓰지 못한다"고 말했다.

학교 급식 노동자 서명희씨는 "급여 174만원으로는 외식 한 번 할 수 없다.

최저임금 인상도 좋지만 생활임금이 인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태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사무처장은 "올해 최저임금으로 근로자 월 평균소득을 보장하기에는 벅차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근로자 임금을 올려주는 것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 변화를 불러오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 만큼 획기적인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청회를 지켜본 방청객들은 "공청회가 을과 을 간 싸움밖에 되지 않는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방청객 A씨는 "공청회가 재벌, 중견 기업은 뒤에 숨고 국민과 국민의 갈등으로 비치게 하는 건 잘못"이라며 "정작 최저임금 줄여서 이득 보려는 기업은 숨은 상태에서 하는 공청회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방청객 B씨는 "이 자리는 소상공인과 근로자들이 하소연하는 자리밖에 안 된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공청회장 안팎에서는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노조원 30여명이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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