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여름철 주의해야 할 감염병
올해 처음 말라리아 감염 모기가 발견돼 보건당국이 감염 주의를 당부했다. 여름에는 말라리아뿐 아니라 각종 감염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기온이 높아져 면역력이 떨어지는 데다 각종 감염질환 원인이 되는 모기, 진드기 등의 활동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야외활동을 많이 해 이들 해충에 물리거나 감염자와 접촉할 위험이 높은 것도 원인이다. 감염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여름철 주의해야 할 감염병에 대해 알아봤다.
파주서 말라리아 감염 모기 발견…"야간 활동 땐 긴 옷 입으세요"

말라리아 주의보, 모기 주의해야

질병관리본부는 14일 경기 파주시 탄현면 등에서 올해 처음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얼룩날개모기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말라리아에 감염될 위험이 높은 인천, 경기, 강원 북부 지역에 사는 사람과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지역으로 여행하는 사람은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 얼룩날개모기속에 속하는 암컷 모기가 피를 빨 때 주로 감염된다.

종종 수혈이나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 감염되기도 한다. 사람을 통해 직접 전파되는 일은 거의 없다. 말라리아에 감염되면 서서히 열이 오르고 권태감을 호소한다. 덜덜 떨리면서 열이 났다가 떨어지는 과정을 반복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황달이 생기고 신장이 제 기능을 못 하는 신부전, 간이 기능을 못 하는 간부전, 의식장애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말라리아 종류에 따라 증상이 다른데 국내에 주로 많은 삼일열 말라리아는 48시간 정도의 주기로 열이 오르내린다. 적절히 치료받으면 대부분 완치된다. 하지만 해외에 많은 열대열 말라리아는 중증으로 진행되면 성인의 20% 정도가 사망한다. 아이들의 사망률은 10%다. 모기에 물린 뒤 수일 동안 열이 나는 증상이 생기면 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올해 국내에서 말라리아에 감염된 채 발견된 얼룩날개모기는 논, 동물축사, 웅덩이 등에 사는 검은색 모기다. 날이 어두워지면 피를 빨기 시작해 일출 전까지 흡혈 활동을 한다. 새벽 2~4시에 가장 많은 피를 빤다. 예방을 위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집 주변 고인 물을 없애고 방충망, 모기장을 활용해 모기가 접근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밤 시간 야외활동은 가급적 자제하고 꼭 밤에 나가야 한다면 긴 소매 옷과 긴 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해외 국가로 여행할 때는 여행 2주 전부터 여행할 나라에 맞는 약을 먹어야 한다. 기본 치료제는 클로로퀸인데 이 약에 내성이 생긴 사람이 많은 나라는 메플로퀸을, 메플로퀸 내성이 많은 나라는 아토바쿠온-프로구아닐을 먹어야 한다. 말라리아는 혈액을 통해 전파된다. 인구 10만 명당 말라리아 환자가 10명 이상 발생한 지역에 살거나 이 지역을 여행한 지 1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혈장성분헌혈만 할 수 있다. 전혈헌혈이나 혈소판성분헌혈은 할 수 없다.

수두는 아이들 감염병? 어른도 주의해야

날이 더우면 수두 환자도 늘어난다. 수두는 아이들 감염병이라고 안심하기 쉽지만 어른도 감염된다. 다만 성인은 어릴 때 이미 감염됐거나 예방접종을 했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아이들보다 낮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수두 환자는 2018년 기준 9만6467명이다. 2016년 5만4060명, 2017년 8만92명 등으로 환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3~6세 영유아 환자가 가장 많지만 20세 이상 성인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2016년 2916명, 2017년 3734명, 2018년 4577명으로 늘었다. 이미숙 경희대병원 감염면역내과 교수는 “수두는 초기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수두에 걸린 자녀가 있다면 아빠 엄마도 어렸을 때 백신을 맞았는지, 예전에 앓고 지나간 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수두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걸린다. 감염되면 10~21일 정도 잠복기를 거친 뒤 몸에 기운이 빠지고 열이 나다가 가려움증, 발진, 물집, 딱지 등이 생긴다. 대부분 수두에 걸린 환자가 대화하거나 기침할 때 나오는 침방울 등을 통해 감염된다. 수두 환자의 터진 물집에 닿아 감염되기도 한다. 수두는 대부분 병이 진행되면서 증상이 자연적으로 좋아진다. 수두 환자 10만 명당 2명 정도만 사망할 정도로 사망률이 낮다. 하지만 성인은 사망률이 10만 명당 30명으로 15배 높다. 성인 환자는 대부분 바이러스성 폐렴 때문에 사망에 이른다. 아이들은 뇌염으로 많이 사망한다. 수두에 걸릴 위험이 높은 백혈병 환자는 사망률이 5~10%에 이른다. 분만이 임박한 산모가 수두에 감염되면 신생아도 감염될 위험이 높은데 이때 신생아 사망률은 30%에 이른다. 이 교수는 “소아와 달리 성인은 독감과 같이 발열 및 전신 감염 증상이 매우 심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수두 증상이 의심되면 빠르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여름에 늘어나는 수족구병

수족구병도 여름이 되면 환자가 늘어난다. 대개 6월에 환자가 가장 많다. 콕사키나 엔테로바이러스에 감염돼 걸린다. 열이 나고 손, 발, 입에 물집이 생긴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처럼 집단 생활을 하는 영유아 환자가 많다. 수족구병은 질환에 걸린 환자의 대변을 통해 전파된다. 한 번 감염된 환자의 대변으로 수개월 넘게 바이러스가 분비된다. 다만 바이러스 한두 개 정도가 몸에 들어온다고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예방을 위해 손씻기 등 위생수칙을 준수해 바이러스 노출을 줄여야 하는 이유다.

파주서 말라리아 감염 모기 발견…"야간 활동 땐 긴 옷 입으세요"

수족구병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는 사람 몸 밖에서도 살 수 있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수영장 물을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잠복기는 평균 3~7일이다.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위험하다. 신경계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성인은 아이들보다 증상이 가볍고 대부분 자연히 낫는다. 이 교수는 “성인 감염자는 자신이 수족구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의도치 않게 영유아에게 감염시키는 일이 많다”며 “아이뿐 아니라 가족 모두 위생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수족구병은 아직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수족구병에 걸리면 증상에 따라 치료한다. 열이 나면 해열진통제를 처방하고 탈수 증상이 생기지 않도록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게 돕는다. 감염을 막기 위해 여름철 사람이 많은 장소에 외출할 때 주의해야 한다. 집에 오면 손바닥은 물론 손등, 손가락 사이까지 꼼꼼히 씻어야 한다. 아이들 장난감, 집기 등은 깨끗이 관리하고 수시로 소독해야 한다. 수족구병 증상이 있으면 바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아이에게 증상이 있으면 유치원, 어린이집 등에 보내지 말고 격리해야 한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이미숙 경희대병원 감염면역내과 교수, 질병관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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