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사·타투이스트 35만명 달해
문신 시술 의사는 10여명 불과
국내에서 반영구 문신과 타투 등을 포함해 문신을 한 사람은 1300만 명에 달한다. 그만큼 문신은 대중화됐다. 그러나 문신 시술은 대부분 불법이다. 법률상 의료행위여서 의사만 할 수 있는데, 문신사로 활동하는 의사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문신 시술을 받은 사람은 문제가 없지만, 의사가 아닌 사람이 문신 시술을 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1300만명이 문신·타투…시술자는 여전히 '범법자'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원 약 700명(주최 측 추산)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문신시술 합법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보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문신 시술을 양성화하는 문신사법을 제정해달라”고 요구했다.

파마만큼 대중화된 문신·타투

일반적으로 문신에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대중화된 타투 외에도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인기인 반영구 문신(눈썹, 입술 등)이 포함된다. 문신염료 제조사 더스탠다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영구와 타투 등을 포함해 문신을 한 사람은 약 1300만 명(반영구 문신 1000만 명, 타투 등 전신 문신 300만 명)으로 추정된다. 문신이 미용실 파마와 다르지 않을 정도로 대중화됐다는 얘기다. 시술자도 반영구 문신은 30만 명, 문신 5만 명으로 총 35만 명이나 된다.

그러나 한국에선 대부분의 눈썹 문신숍과 타투숍도 불법이다. 1992년 대법원 판례에서 문신이 의료행위로 규정됐기 때문이다.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면 보건범죄단속법에 따라 2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100만원 이상~1000만원 이하의 벌금도 부과된다. 현재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문신 시술을 하는 의료인은 1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문신사중앙회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문신사를 아티스트로 인정하는데, 국내에선 범법자로 숨어 지내야 한다”며 “문신사들의 직업의 자유와 소비자의 기본권을 존중해달라”고 말했다.

최근 팔 안쪽에 레터링(글자) 타투를 받은 유학생 이모씨(27)는 “평생 몸에 남는 타투는 글씨체나 크기, 색상 등이 중요한데 미적 감각이 없는 의사가 하는 게 오히려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문신사들도 범죄에 노출

대법원이 1992년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규정한 주된 이유는 문신용 침으로 인한 질병 전염 우려 등 보건위생 문제였다. 문신 관련 단체들은 이 역시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 합법화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 대표는 “타투숍이 불법이다 보니 문신사들이 자체적으로 위생 관리를 하는 상황”이라며 “국가가 좋은 염료를 쓰는 검증된 문신사들만 문신 시술을 하도록 관리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범법자로 분류되는 문신사들은 ‘신고할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한 범죄에 쉽게 노출되기도 한다. 문신을 받은 뒤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내지 않고 도망치는 일은 흔하다.

시장이 커지면서 정부는 문신 시장을 관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년부터 문신 염료를 위생용품으로 지정하는 ‘위생용품 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 4월 입법예고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반영구 화장 시술 수요가 커지며 문신용 염료의 안전 관리를 강화하려 한다”며 “문신 시술행위에 대해서는 소관부처인 보건복지부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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