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수입가격 부풀려 해외비자금 조성한 코스닥 상장사 사주 검거
부산본부세관(세관장 양승권)은 물품의 수입가격을 고가로 조작해 홍콩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로 220만 유로(한화 28억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울산지역의 코스닥 상장사 사주를 검거했다.

플라스틱 제품 등을 생산하는 A사는 유럽에서 원재료를 수입하면서 코스닥에 상장 전 2014년부터 2016년까지 2년간 가격을 고가로 조작해 수입대금을 부풀려 지급했고, 그 차액은 대표가 홍콩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명의 홍콩계좌에 몰래 숨겨둔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빼돌린 자금은 해외 출장 또는 워크숍 명목으로 홍콩 등 해외에서 흥청망청 소비하거나 고급양주 구매 등 접대를 위한 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 대표는 2016년 회사의 코스닥 상장 준비과정에서 상장주관사가 홍콩 법인에 대하여 문제를 삼자 서둘러 청산했다. 주관사는 대표이사의 해외 페이퍼컴퍼니 존재 등을 알고도 상장을 진행시켰다.

홍콩 법인 청산 후에도 홍콩은행에 있던 200만유로(약 25억원)는 수차례에 걸쳐 고액권 유로화(500유로권, 장당 70만원)로 숨겨 국내로 밀반입해 외화 상태로 금고에 보관하며 마음대로 사용하다가, 세관조사를 받게되자 범죄수익으로 몰수될 것을 우려해 2018년 8월께 사용하고 남은 돈은 뒤늦게 회사로 반납 조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본부세관은 “회사의 사주 등이 부도덕하게 해외로 재산을 빼돌리는 중대범죄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을 확대하고, 만약 해외에 숨겨진 재산이 있다면 끝까지 추적해 국내로 환수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