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유키오 前 일본 총리
"강제징용 배상 개인청구 가능"
"위안부 문제 해결 위해 일본이 무한책임 져야"

한국을 방문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사진) 전 일본 총리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합의’라는 표현은 피해자들을 고려하지 못한 발언”이라며 “일본이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12일 서울 연세대에서 재학생 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반도의 신시대와 동아시아의 공생’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피해 당사자들이 충분하다고 생각할 때까지 가해자는 사과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최근 양국이 갈등을 빚고 있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서도 “일본 정부는 개인 청구권 문제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서 종결됐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정부 간의 협정이었고 개인의 청구권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한국과 일본, 중국이 함께 살아남으려면 ‘동아시아 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베 정부는 미국에 의존하면서 군사력을 강화해 일본의 힘을 키우려 했지만 그러는 사이 한·일 관계는 냉랭해졌다”며 “한·일 관계가 원만해야 대북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해 실패라는 말이 있으나 한반도 비핵화는 정상회담 몇 번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며 “모든 문제를 군사력으로 푸는 게 아니라 대화와 협조를 통해 해결해나간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4대를 이어온 세습 정치인으로 일본 정계에서 대표적인 지한파로 알려져 있다. 1998년 민주당을 창당했으며 2009~2010년 총리를 지냈다. 재임 당시 우애를 바탕으로 하는 한국·중국·일본 공동체 구축을 외교정책으로 펼쳤다. 2015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방문해 유관순 열사가 투옥됐던 감방에 헌화하고 순국선열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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