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일대에서 ‘낭만과 추억을 회상하는 어게인(Again)1989!’를 주제로 열린 ‘차 없는 거리’ 행사에서 시민들이 80년대 교복을 빌려입고 기념촬영을 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서울시는 1989년 10월 운영이 중단된 이후 30년 만에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이화사거리~혜화동로터리(약 960m 구간) 양방향 도로의 차량을 통제하고 차 없는 거리를 시범 운영했다.김범준기자 bjk07@hankyung.com
'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 개막식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일 막을 올린 대한민국연극제를 찾아 블랙리스트 사태로 인해 아픔을 딛고 새 출발 하는 연극계를 응원했다.박 장관은 이날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올해 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먼저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했다.박 장관은 "헝가리 유람선 사고로 유가족은 물론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다"며 "삼가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아직도 생사를 모르는 실종자들의 생환과 조속한 구조작업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고 밝혔다.박 장관은 이어 "서울에서 처음 열리는 '대한민국연극제'의 성공적인 개막을 축하드린다"며 "이번 연극제를 통해 연극인들이 하나가 되는 것은 물론 연극계가 새 출발 하고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아울러 "대한민국연극제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예술축제로 자리매김하고 국민들의 삶의 질이 연극을 통해 더욱 향상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박 장관은 국립극단 창단 70주년을 맞은 내년 2020년을 '연극의 해'로 지정해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거듭 제시하고, 대학로를 공연예술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박 장관은 "대학로를 아시아를 대표하는 공연예술의 거점으로 조성해 연극을 포함한 다양한 예술축제와 거리공연이 활성화되는 생생하게 숨 쉬는 거리, 식지 않는 예술 무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올해 대한민국연극제는 37년 만에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린다.'연극은 오늘, 오늘은 연극이다'는 슬로건 아래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25일까지 대학로 일원에서 펼쳐진다.16개 시도 대표작들의 경연 공연, 차세대 연극인과 원로 연극인들을 위한 행사, 국내외 우수작 초청 공연, 시민들이 참여하는 부대행사 등이 진행된다.132개 작품이 출품돼 16개 작품이 본선에 올랐다./연합뉴스
박해와 생존, 이민과 조국, 부모와 아이, 놀이와 경쟁…. 갈등과 분란을 넘어선 ‘공존’의 가치를 몸으로 풀어낸다.오는 16~30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이음아트홀, 마로니에 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제39회 국제현대무용제(MODAFE·모다페)의 주제는 ‘코이그지스댄스(coexisDance)’다. 공존(coexistence)과 춤(dance)을 결합한 말이다. 세계적 현대무용단인 이스라엘의 키부츠현대무용단 등 13개국, 27개 단체, 134명의 무용수가 모다페 무대에서 이질적인 것들이 뒤섞일 때 나타나는 고통과 불안을 몸의 언어로 표현하며 공생의 길을 모색한다.키부츠현대무용단의 개막작 ‘피난처’는 라미 베에르 예술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세계 초연작이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대인 출신인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겪은 정체성과 이질성에 대한 고뇌를 격정적인 몸짓으로 표현한다. 확성기를 통해 들리는 고압적인 소리, 무용수들의 괴성과 기괴한 표정을 통해 어두운 감정을 보여준다. 이번 공연엔 2014년 한국인 최초로 키부츠현대무용단에 입단한 김수정 무용수를 포함해 석진환, 정정운 등 한국인 무용수가 함께한다. 비에르 예술감독은 16일 첫 공연이 끝난 뒤 한국인 무용수들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를 할 예정이다.안애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댄스커뮤니티 안무가의 국제공동협업작 ‘히어 데어(Here There)’는 그동안 모다페에서 보기 어려웠던 아시아국가의 현대무용수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대만, 라오스, 베트남, 인도, 한국 등 아시아 8개국 17명의 무용수가 ‘강강술래’를 차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서로 다른 문화와 경험을 담고 있는 몸들을 현대적인 시각에서 재해석했다.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출신으로 2015년 아시아댄스를 창단한 안애순 안무가는 “특별한 오브제나 세트 없이 오로지 사람의 몸만으로 표현하는 무대”라며 “지나간 시간과 사라진 공간을 무대로 호출하고 현대의 변화무쌍한 시간 속에 변형된 몸을 한 무대에 배치해 과거와 현재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폐막작인 ‘호모루덴스’도 국제 협업으로 완성했다. 해외 진출용으로 제작한 모다페의 첫 투자작이다. 영국 유명 스트리트댄서 프랭키 존슨의 픽업그룹과 한국 언플러그드바디즈의 김경신, 툇마루무용단을 이끄는 김형남 안무가가 힘을 모았다. 한국의 현대무용수와 영국 스트리트댄서 등 모두 11명이 무대에 선다. 김경신 안무가는 “놀이는 지루한 일상에서 시작된다는 것에서 착안했다”며 “놀이가 규칙을 만들어가면서 게임, 스포츠가 되고 거기서 이기려는 경쟁을 넘어 결국 우리가 즐기면서 살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고 설명했다.일본에서 독일로 이민 간 안무가 유이 가와구치의 ‘안드로폴라로이드 1.1’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낯선 것과 친숙한 것의 경계, 이민자의 혼란과 추방의 감정을 빛과 소리, 움직임을 뒤섞어 드러낸다. 통제하는 부모와 고통받는 아이 사이의 긴장감을 그린 전미라 안무가의 ‘신성한 캐노피’, 속도에 대한 감각을 담아 2017년 ‘제5회 인천국제현대무용제’에서 최우수 안무가상을 받은 권혁 안무가의 ‘질주-RUSH’ 등도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모다페 공연 관람권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