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아기 사망 엄마와 SNS 글/사진=연합뉴스, 페이스북 캡처
7개월 아기 사망 엄마와 SNS 글/사진=연합뉴스, 페이스북 캡처
7개월 아기 사망의 부모가 일주일 가까이 아이를 홀로 방치하며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숨진 영아 A 양의 친부 B 씨와 친모 C 씨는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인천시 부평구 아파트에 7개월 딸을 혼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 7일 구속됐다. 이들은 딸을 방치한 기간 동안 술자리를 갖고, 당시에 찍은 인증샷을 SNS에 게재돼 있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C 씨의 페이스북에는 지난 225일부터 28일까지 술자리 안주 사진들이 담긴 게시물이 게재돼 있다. C 씨는 사진에 "오랜만에 술 마셨다", "어제도 마시고 오늘도 마셨다", "작은 언니 아는 오빠랑 2차까지 달렸다" 등의 설명을 덧붙였다.

페이스북 게시물로 판단했을 때 A 양이 방치된 엿새 중 5일은 술자리를 가진 것. 딸이 숨진 것을 안 후에도 페이스북에 "3일 연속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며 욕설을 남기기도 했다.

B 씨와 C 씨는 아이가 방치돼 숨진 후에도 이를 은폐하려 한 의혹도 받고 있다.

C 씨의 아버지가 딸 부부와 연락이 닿지 않아 이들이 사는 아파트를 찾았다가 거실에 놓인 종이 상자 안에서 숨진 외손녀를 발견한 것. 이후 진행된 경찰조사에서 이들 부부는 "지난달 30일 딸을 재우고 마트에 다녀오니 딸의 양손과 양발에 반려견이 할퀸 자국이 있어 연고를 발라줬고, 분유를 먹이고 딸을 다시 재웠는데 다음날 오전 11시쯤 일어나니 아이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7개월 여아 방치해 숨지게 한 부모 영장실질심사/사진=연합뉴스
7개월 여아 방치해 숨지게 한 부모 영장실질심사/사진=연합뉴스
경찰은 아파트 주변 CCTV 영상을 분석해 이들의 진술이 거짓임을 밝혀냈다. 지난 4월 23일 부부싸움 후 C 씨가 먼저 집을 나섰고, 이후 B 씨도 딸을 혼자 두고 집을 떠났다. 24일 따로따로 집에 들어왔고, 이 때에도 아이는 하루 넘게 방치가 됐다.

이후에도 이들의 외출은 이어졌다. 생후 7개월 아이가 6일 넘게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채 방치되면서 숨을 거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B 씨는 집에 먼저 들어갔다가 딸이 숨진 것을 확인 하고 15분 만에 나온 후 C 씨에게 "집에 들어가지 말라고 전화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C 씨는 31일 밤 10시 3분쯤 집을 찾았다가 아이가 숨져 있는 것을 보고도 10분 만에 다시 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C 씨는 경찰 조사에서 "서로 아이를 돌볼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각자 집을 나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짓 진술에 대해선 "무서워서 그랬다"고 밝혔다.

B 씨 역시 숨진 아이를 신고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무섭고, 돈도 없어서 아내를 친구 집에 보내고 나도 다른 친구 집에 가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A 양의 위·소장·대장에 음식물이 없고 상당 기간 음식 섭취의 공백이 있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구두 소견을 토대로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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