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숙 국립암센터 원장 "99종 암 정보 제공, AI챗봇 개발 나선다"
국립암센터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위암 유방암 대장암 등 99개 암 정보를 제공하는 챗봇을 개발한다. AI 스피커 등에 장착해 국민이 암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은숙 국립암센터 원장(사진)은 “국내 의료 데이터가 잘 준비돼 있지만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쓰지 못한다”며 “암센터에 구축된 데이터를 활용해 환자에게 혜택을 주는 모델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올해 말까지 챗봇 서비스를 개발해 한국인에게 많은 열 개 암종의 상세 정보를 제공한다. 이후 89종류의 암 정보를 추가한다. 자동응답시스템(ARS)처럼 딱딱한 답변에서 벗어나 국민 눈높이와 정서에 맞는 답변을 해주는 게 목표다. 암 정보를 알려주는 AI 챗봇 서비스는 세계 처음이라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위해 암센터에 헬스케어플랫폼센터도 설치했다. 이곳에서 유방암 환자 4000명의 데이터를 익명화한 뒤 AI 서비스 등을 개발한다. 루닛 등 헬스케어기업이 참여한다. 이 원장은 지난달 말 열린 국제암유전체컨소시엄(ICGC) 워크숍에 참석해 아시아 지역 데이터센터를 한국에 유치했다. 서울대병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함께 연간 1만 건의 유전체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다. 이곳에서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 유전체 데이터를 관리한다.

이 원장은 암 생존자에 대한 인식도 바꿔나갈 계획이다. 암 생존자는 암 치료를 마친 뒤 일상생활로 돌아간 사람이다. 국내 암 생존자는 전체 인구의 3.4%인 174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인식은 높지 않다. 직장 내 편견 때문에 회사에 복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학교에 가지 못하는 소아암 환자도 많다.

암센터는 이들을 위한 캠페인을 열고 지원 사업도 펼친다. 남북한 관계가 경색되면서 멈춘 북한과의 교류협력사업은 민간 프로그램으로 풀어나갈 계획이다.

그는 “북한에 암등록사업 노하우를 전수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며 “북한 의사가 한국 의사에게 2~3개월 동안 로봇 수술, 복강경 수술 등을 배우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