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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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 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다. 흡연은 폐암뿐 아니라 입속, 두경부, 호흡기계, 신장 등에 생기는 암의 원인이다. 암뿐 아니라 다른 호흡 질환과 심뇌혈관 질환도 담배와 연관이 있다. 많은 사람이 담배의 위험성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담배를 쉽게 끊지 못한다. 니코틴 때문이다. 흡연을 중독 질환으로 분류하는 이유다. 모은식 고려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연에 실패하는 이유는 니코틴 중독에 의한 금단현상 때문인 경우가 대다수”라고 했다.

담배를 피우면 몸속으로 들어간 니코틴이 흡수돼 뇌를 자극한다. 담배를 참으려고 하면 뇌혈관 속 니코틴 농도가 낮아져 현기증, 두통, 우울, 피로, 불면 등의 금단 현상이 나타난다. 이 같은 이유로 일부 흡연자는 상대적으로 냄새가 덜한 전자담배를 대체재로 여기고 금연 수단으로 삼는다. 하지만 전자담배는 금연 도구가 아니다. 모 교수는 “전자담배의 특성상 사용 습관에 따라서는 오히려 일반 담배보다 더 많은 니코틴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전자담배에도 벤조피렌, 벤젠 등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다. 전자담배도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중독성 강한 물질인 니코틴은 일반담배와 비슷한 농도로 전자담배에 들어 있다. 이런 이유로 WHO는 2014년 7월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을 준다는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발표했다. 전자담배를 금연 목적으로 승인한 정부는 없다고도 공식 발표했다.

WHO 등 건강을 책임지는 기관들이 이처럼 전자담배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전자담배가 해롭지 않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연령대는 청소년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도 마찬가지다. 청소년들이 손쉽게 담배를 접하는 계기가 되고 이는 평생 흡연 습관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나 액상형 전자담배 등이 담배를 쉽게 접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 기존 흡연자들도 마찬가지다. 담배를 끊기 위한 수단으로 전자담배를 선택하면 오히려 금연까지 걸리는 기간은 더 길어질 위험이 크다. 전자담배를 통해 니코틴 의존 상태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금연 성공은 금단증상과 흡연 욕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줄이는지에 달렸다. 금단증상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전자담배 대신 니코틴 대체재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된다. 니코틴 대체재는 껌, 패치, 비강분무제·흡입제 등이다. 가장 쉽게 시도하는 것은 껌이다. 구강점막을 통해 니코틴을 흡수하기 때문에 효과가 빠르다. 패치는 파스 형태다. 피부에 닿는 면에 젤과 같은 가공 니코틴이 들었다. 제품에 따라 니코틴 용량이 다르다. 비강 스프레이는 코를 통해 빠르게 니코틴을 공급한다. 금단현상이 바로 줄어들어 사용하기 편하지만 비강과 인후를 자극해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비강을 통한 니코틴 흡수 방식에 또다시 중독될 위험도 있다. 의사 처방을 받아야 살 수 있다. 모 교수는 “금연할 때 자신의 의지만큼 중요한 것이 주변의 도움”이라며 “혼자 금연을 시작하면 대부분 3개월 안에 첫 실패를 경험하는데 이때 너무 자책하기보다는 금연보조제의 도움을 받거나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