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금형사출 공법으로 車부품 만드는 승정
충남 아산의 자동차 모터 절연부품 제조기업인 승정(대표 구자춘·사진)은 지난해 납품 업체의 노조 파업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공장 가동률이 20%까지 떨어지면서 30억원의 피해를 봤다. 구자춘 대표는 “6개월간 제품을 납품하지 못해 직원 월급과 공장 운영비를 은행 대출로 메워야 했다”고 말했다.

승정은 올해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해외시장 진출과 함께 신제품 개발로 경쟁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올해 하반기 자동차 연료펌프 플라스틱 모듈 양산에 이어 내년 8억원을 투자해 국내외 신형 자동차에 장착하는 모터 절연부품 개발에 나선다고 29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자동차 모터 절연부품인 회전자를 현대·기아차와 해외 자동차 회사에 공급해 지난해 4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회전자는 자동차 모터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이다. 연료펌프, 시트, 창문, 트렁크, 선루프 등 10여 가지의 모터 회전자를 생산한다. 회사 관계자는 “연료펌프 모터는 오작동이나 고장이 나면 시동이 꺼지고 핸들이 잠기는 등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회전자의 정밀도가 높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터 회전자는 회전축인 샤프트에 회전자를 끼운 뒤 플라스틱을 입혀 만든다. 대부분 플라스틱을 분사하는 코팅 공법으로 만드는데 이 회사는 금형에 넣어 플라스틱을 사출하는 ‘인서트 모딩’ 공법을 적용한다. 연료펌프 회전자를 사출로 제조하는 곳은 이 기업이 국내에서 유일하다.

사출은 코팅보다 제조 비용이 30% 정도 저렴하다. 플라스틱 분말을 분사하지 않아 환경오염(미세분진)이 발생하지 않고 설비 유지보수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허진석 품질경영팀 차장은 “코팅 공법으로 플라스틱 분말을 회전자에 입히면 두께가 0.1㎜의 오차가 발생하지만 금형사출은 오차 범위가 0.01㎜로 정밀도가 10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중국 자동차 회사를 대상으로 부품 공급 영업망을 확대하고 자체 기술력으로 전지가위를 생산해 유럽시장에 진출한다. 2022년까지 자동차 배터리 절연단자와 전기차 모터 회전자를 개발해 사업 영역을 넓히기로 했다. 구 대표는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로 사업을 확장해 올해 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아산=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