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모든 권한 행사…다음 기일 지정 않겠다"
집행문·소환장 송달 안 돼 실제 감치도 어려울 듯
김백준, '감치' 경고에도 MB 항소심 8번째 불출석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린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구인장 발부에도 이 전 대통령의 재판에 또 나타나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29일 오전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속행 공판을 열었으나, 증인으로 구인된 김 전 기획관은 불출석했다.

검찰은 "영장 집행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어 집행 상황을 체크했으나 집행이 불가능했다"고 김 전 기획관을 부르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기획관이 이 전 대통령의 재판에 소환되고도 불응한 것은 8번째다.

그 사이 재판부는 두 차례 김 전 기획관에 대한 구인장을 발부했음에도 검찰이 이를 집행하지 못한 탓에 법정에 불러세우지 못했다.

반면 김 전 기획관은 지난 21일 자신의 항소심 재판에는 휠체어를 타고 등장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의 재판부가 새로 기일을 잡고 소환했음에도 김 전 기획관은 이날 다시 불출석했다.

특히 재판부가 새로 구인장을 발부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출석하지 않으면 7일 이내의 감치에 처하겠다"고 경고했지만, 이날 김 전 기획관은 끝내 법정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재판부의 경고대로 감치에 처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 전 기획관이 지난 공판에 불출석하자 재판부는 구인장 발부 외에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는데, 그 집행문과 증인 소환장이 폐문부재(문이 잠겨있고 사람이 없음)로 송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감치 재판을 하려면 과태료를 내고 소환장이 송달된 날에 불출석해야 하는데, 그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은 김 전 기획관에 대한 증인신문 없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재판부는 "증인 신문과 관련해서 형사소송법상의 모든 권한을 행사했다"며 "이제 증거법칙에 따라 김백준의 검찰 진술에 대한 증거능력과 증명력을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의 변론이 끝나기 전까지 김 전 기획관의 소재가 파악될 경우 신문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증거 조사 절차를 마무리한 재판부는 내달 12일과 14일, 17일 세 차례에 걸쳐 쟁점별 변론을 진행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