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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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조업 노동자가 일반 노동자보다 백혈병 발생 위험이 1.55배 높다는 조사가 나왔다.

고용노동부 산하 안전보건공단은 22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반도체 제조업 근로자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반도체 제조업 노동자의 백혈병 발생 위험은 일반 국민의 1.19배, 전체 노동자의 1.55배였다. 백혈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일반 국민의 1.71배, 전체 노동자의 2.30배로 파악됐다.

백혈병과 함께 혈액암에 속하는 비호지킨림프종의 경우 반도체 노동자의 발생 위험은 일반 국민의 1.71배, 전체 노동자의 1.92배로 조사됐다. 사망 위험은 일반 국민의 2.52배, 전체 노동자의 3.68배였다.

공단은 "혈액암 발생에 기여한 특정한 원인을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여러 사항을 종합할 때 작업환경이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라인인 '클린룸'에서 작업하는 엔지니어와 오퍼레이터 등의 혈액암 발생과 사망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에서도 20∼24세 여성 오퍼레이터의 혈액암 발생 비율이 높았다.

현재로부터 10년 이전에 입사한 여성 노동자의 혈액암 발생 비율도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는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조사 대상 반도체 노동자는 혈액암 외에도 위암, 유방암, 신장암과 피부흑색종을 포함한 일부 희귀암 발생 비율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조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6개 기업 반도체 사업장 9곳의 전·현직 노동자 약 20만명을 2009년부터 추적 조사한 결과다.

공단은 2007년 반도체 노동자의 백혈병 발생을 계기로 이듬해 역학조사 결과를 내놨으나 관찰 자료 부족 등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10년 동안 추적 조사를 벌였다.

이번에 나온 역학조사 결과는 2008년 조사와는 달리 반도체 제조업 노동자의 암 발생 위험을 일반 국민뿐 아니라 전체 노동자와도 비교했다.

일반 국민보다 건강하다고 판단되는 노동자 집단과 비교함으로써 위험 평가에 정확성을 기했다는 게 공단의 설명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