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대표 도시 대구

대구, 성과에 따른 탈락제 도입
스타·프리스타 196개社 육성
"소수의 스케일업 기업 일자리
쇠퇴기업 고용 감소분 상쇄"

한경·대구시 공동 주최
내달 19일 '스케일업 콘퍼런스'
대구만의 기업 육성 비결 공유
 한국경제신문이 대한민국 경제의 스케일업을 위해 6월 19일 대구를 다시 찾아간다. 2016년 4월 대구에서 열린 한경대구위크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대구시 중심가에 걸려 있다.  /한경DB

한국경제신문이 대한민국 경제의 스케일업을 위해 6월 19일 대구를 다시 찾아간다. 2016년 4월 대구에서 열린 한경대구위크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대구시 중심가에 걸려 있다. /한경DB

대구의 스케일업(scale-up·고성장 기업 육성) 경제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스케일업 경제란 기업과 지역의 매출·고용·가치를 높이는 경제시스템을 말한다. 세계 경제의 저성장과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스케일업 기업 육성과 스케일업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생산공장 해외 이전 등으로 국내 생산이 감소하고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1, 2차 협력업체)의 연결고리가 약해지면서 지방 중견·중소기업도 글로벌 기업 납품과 거래처를 다양화하는 독자 생존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스타트업보다 중요한 '스케일업' 기업…대구가 키워낸다

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은 “과거 대기업이 물량을 20~30%씩 확대하던 시절에는 사실 거래처 다변화나 글로벌 납품을 할 여유가 없었지만 이제는 대기업도 거래 기업에 독자생존을 권하고 있다”며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구분 없이 스케일업에 관심을 쏟아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강조했다.

스케일업 기업이란 종사자 10명 이상의 기업 중 최근 3년간 매출 또는 종사자 수의 연평균 증가율이 20%를 넘는 고성장 기업을 의미한다. 고성장 기업이 주목받는 것은 소수의 스케일업 기업이 창출하는 고용이 다수 쇠퇴기업의 고용 감소분을 상쇄 또는 상회해 경제 전체의 고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보다 중요한 '스케일업' 기업…대구가 키워낸다

대구시와 대구테크노파크가 2007년부터 시작한 기업 스케일업 정책인 스타기업 육성 사업은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정책으로 채택됐다. 대구 스타기업은 경쟁과 성과에 따른 탈락 제도를 도입해 5월 현재 스타기업은 87개, 프리스타기업은 109개가 지정됐다. 대구의 스타기업 가운데 지난해 ‘월드클래스 300 기업’에 선정된 기업은 30개로 비수도권 1위를 달리고 있다.

정부는 대구 스타기업 육성 모델을 참고로 2022년까지 전국에 1000개의 스타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일자리 6000개, 200개 회사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중기부는 지난해 194개의 ‘대한민국 스타기업’을 지정했다. 대구에서는 명성(대표 김명용), 파인메딕스(대표 전성우) 등 15개사가 지정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방도시인 대구에서 시작한 스케일업 정책인 스타기업 육성사업을 정부 사업으로 받아들여 추진한 것은 대구 스타기업 육성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케일업 정책이 됐다는 의미”라며 “대구의 노하우와 경험이 다른 지역에도 잘 적용되도록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

영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은 스케일업 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스케일업 경제를 확산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영국은 전체 기업의 6%에 해당하는 고성장 기업이 전체 신규 일자리의 54%를 차지할 정도로 고성장 기업의 고용 기여도가 높다. 핀란드는 고성장 기업 서비스정책을 통해 고성장 잠재 중소기업 2000~3000개를 육성하고 있다. 독일의 히든챔피언은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세계 1~3위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중소기업으로, 독일 내 고용과 부가가치 창출에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스케일업 정책은 기업가 재순환(enterpreneurial recycling)과도 맞닿아 있다. 배선학 대구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은 “최근 매출 500억원대 기업들의 스타기업 지원이 늘고 있다”며 “연구개발(R&D)과 신규사업 발굴로 미래 먹거리를 찾으려는 트렌드”라고 분석했다.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은 “기업가들이 기업 운영 경험을 지역 내 산업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기업가의 재능과 부를 지역경제에 재순환할 수 있는 기업 환경, 즉 기업가 재투자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 경제에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가들이 상속세 부담으로 소중한 기업의 경험과 노하우, 부와 재능을 사회에 이전하지 못한 채 장수기업이 사라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스케일업 정책은 스타트업 일변도 경제정책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버드 창업가 바이블》의 저자 대니얼 아이젠버그 뱁슨칼리지 석좌교수는 신생창업(스타트업)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장(스케일업)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의 창업가이자 엔젤투자자인 셰리코투는 ‘영국 경제성장의 스케일업 리포트’에서 “국가의 경쟁우위는 ‘스타트업’이 아니라 ‘스케일업’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이런 스케일업 경제의 중요성을 감안해 대구시와 공동으로 6월 19일 대구은행 제2본점에서 대구 스케일업 콘퍼런스를 연다. 이 콘퍼런스에서는 정부 정책으로 채택된 대구 스타기업 육성사업의 비결을 공유하고 중기부의 스케일업 정책, 대구시 신산업 스케일업 사례를 통한 산업혁신, 중견(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간 협력, 중견(중소)기업과 연구소기업 간 협력 등을 다룰 계획이다. 저성장 시대의 일자리 창출과 대한민국 경제의 스케일업을 위한 대구와 해외의 성공사례를 탐구하고 지방경제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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