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성서지역으로 이전한 계명대 동산병원의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 이창영 하이브리드 수술실장이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수술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제공
대구 달서구 성서지역으로 이전한 계명대 동산병원의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 이창영 하이브리드 수술실장이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수술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제공
1899년 미국인 의료선교사 우드브리지 존슨(1869∼1951)은 대구에 영남권 최초의 서양식 진료소 ‘제중원’을 세웠다. 이렇게 출발한 계명대 동산병원이 120년 만인 지난달 15일 계명대 본관이 있는 성서로 이전 개원하고, 2020년 국내 ‘톱10’ 병원 도약에 나섰다.

계명대 동산병원(병원장 송광순)은 성서로 이전 개원 후 보름 만에 두 건의 심장이식수술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동산병원 심장이식팀은 2017년 대구·경북 최초로 성인 소아 심장이식수술을 성공한 뒤 지금까지 환자 30명에게 심장이식수술을 시행해 수술 실적 국내 4위로 올라섰다. 심장을 비롯해 신장이식수술, 암 수술, 급성심근경색, 급성뇌졸중, 외상환자 등 고난도 중증질환 치료를 성공적으로 하고, 외래와 입원 모두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

김인철 심뇌혈관질환센터교수(심장내과)는 “새 병원으로 이전 개원한 뒤 시행한 심장이식수술의 결과가 성공적이어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며 “환자들이 경제적, 시간적 부담 없이 가까운 곳에서 안정적인 심장이식수술을 받을 수 있어 지역 병원과 의료진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심장이식수술을 집도한 박남희 교수(흉부외과)는 “고난도의 심장이식수술을 성공할 만큼 새 병원의 진료 및 수술 수준이 높다”며 “최첨단 진료 및 수술 환경이 갖춰져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장이식 名家' 계명대 동산병원, 국내 '톱10' 도약 나선다
동산병원 특성화센터인 심뇌혈관질환센터는 다학제 융합형 전문센터다. 심장내과, 신경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재활의학과, 예방의학과가 협진해 심뇌혈관 질환의 치료는 물론 재활과 예방교육까지 원스톱 통합 진료가 구현된다. 하이브리드 수술실, 심혈관조영실, 심장계 중환자실과의 연계를 통해 연속적인 맞춤 케어가 가능하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4만228㎡ 부지에 지하 5층~지상 20층, 연면적 17만9218㎡, 1041개 병상을 갖췄다. 건축비만 2900억원, 병원 내 첨단의료장비 60종, 2000여 점의 의료장비에 1000억원 등 약 4000억원이 투자됐다. 병원의 핵심인 수술센터는 24개의 수술실을 갖추고 미국 친환경 건축물 인증(LEED), 수술실음성인식시스템, 주사약 자동조제시스템 등을 완비했다. 3개의 로봇수술실을 비롯해 대구·경북 최초의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운영한다. 50억원 상당의 의료장비가 들어간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심장과 혈관, 뇌 등에 복합적인 혈관질환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외과수술과 비수술적 중재시술을 동시에 할 수 있다.

동산병원은 2011년 로봇장비 도입 후 암 수술을 비롯해 심장 담낭, 췌장 수술에 로봇을 활용한 수술 실적이 2000건을 돌파했다.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의사들이 매년 찾아와 수술법을 배울 정도로 메디시티 대구를 선도하고 있다.

성서에 문을 연 계명대 동산병원은 심뇌혈관질환센터, 암치유센터 등 고난도 질환 위주의 환자 중심 진료시스템을 구축하고, 복합질환의 검사와 진료 절차를 간소화시키는 등 진료 편의를 극대화했다. 국내 최초 도입된 디지털 PET-CT, MRI, CT 등 첨단 의료장비와 환자안전 및 감염예방에 특화된 스마트 수술센터, 친환경 건축물에 녹아 있는 환자 중심 시설과 진료시스템은 메디시티 대구의 위상을 크게 높여 수도권으로 향하던 환자들의 발길을 다시 돌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권배 계명대 동산의료원장은 “새 병원을 중심으로 최적의 진료와 첨단 연구를 시행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내 톱10 병원으로 만들겠다”며 “지금까지 120년 의료 선교 역사를 이끌어 왔듯이 앞으로의 100년도 기독교 정신에 따른 전인적 치유를 실현하고 의료기술 발전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